“내 부모도 당할 수 있다”며 제보자가 공개한 치매노인 센터의 ‘인권 사각’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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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인들을 보살피는 한 센터에서 폭력과 비위생적인 실태가 영상에 찍혀 그대로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도 시원치 않은데 한 숟가락으로 여러 노인의 식사를 떠 먹여주는 비위생적인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공익을 위해 영상을 촬영하고 사건을 기록해두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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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떨어진 젓가락 휴지로만 닦아 사용…말 듣지 않으면 힘으로 제압해 고통 줘
노인학대 혐의로 고발…노인보호 전문기관·관할 구청서 조사
책임자는 처음 전면 부인하다 증거 공개되자 잘못 인정
치매 노인들을 보살피는 한 센터에서 폭력과 비위생적인 실태가 영상에 찍혀 그대로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하나의 숟가락이나 젓가락, 포크를 이용해 여러 명의 치매 노인들에게 식사나 간식을 입에 넣어주고, 먹다 남은 국을 다른 노인의 국그릇에 부어주고 먹게 했다. 바닥에 떨어진 젓가락을 씻지 않고 휴지로 닦은 후 노인 식사에 사용했다.
치매 노인이 말을 잘 듣지 않자 힘으로 제압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도 시원치 않은데 한 숟가락으로 여러 노인의 식사를 떠 먹여주는 비위생적인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공익을 위해 영상을 촬영하고 사건을 기록해두었다고 밝혔다.
A씨는 작년 11월1일부터 이달 초까지 2개월 이상 치매노인센터에서 벌어진 비위 사실을 날짜별로 기록하고 영상도 29개나 촬영해두었다.
그가 최근 문제의 센터를 노인학대 혐의로 고발, 노인보호 전문기관과 관할 구청에서 지난 18일 현장 조사를 나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관계자들을 면담했다. 노인보호 기관은 앞으로 최소 2주간의 조사를 거쳐 학대 여부를 판단하게 되며 구청은 행정처리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센터의 책임자는 처음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으나 노인보호 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관련 증거들이 공개되자 잘못을 인정했다.
A씨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지난해 12월6일 오전 11시44분에 요양 보호사가 숟가락으로 한 노인에게 식사를 입에 넣어준 뒤 같은 숟가락으로 다른 노인의 국에 밥을 말아주었다. 같은달 7일 오전 11시44분에는 요양 보호사는 자신이 샐러드를 퍼먹던 숟가락으로 노인 4명에게 차례로 반찬을 떠주었다.
같은달 13일 오전 11시38분에는 요양 보호사가 한 노인에게 국을 떠먹여 주다가 그 국그릇을 들고 이리저리 다니더니 다른 노인의 국그릇에 부어주고 먹게 했다. 요양 보호사들의 이런 비위생적인 행동은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같은달 27일 오전 9시16분에는 요양 보호사가 팔을 양손으로 제압하면서 "입 다물어 엄살 부리지 마"라고 하자 노인이 "아야야야, 안 할게"라고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도 촬영됐다.
이처럼 노인들에 대한 폭력에 가까운 이런 강압적인 행위들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는 게 제보자의 주장이다.
A씨는 "노인의 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시설이 인권의 사각지대로 전락한 현실을 목격하고 공익을 위해 나서게 됐다”며 “코로나 위험이 여전하고 한국의 식문화 또한 개인 접시에 덜어 먹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한 숟가락으로 이분 저분 먹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들에게 손가락질과 언성 높이기, 손으로 눌러 제압하기 등의 폭력도 잘못됐다고 본다”며 “단순히 노인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나의 부모님, 조부모님이 이러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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