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수 부산교육감 "제2의 수도에 걸맞게 공교육 정상화 시키겠다"
[홍민지 기자(=부산)(bsnews4@pressian.co)]
6·1 지방선거가 끝나고 6개월이 지난 시점 부산 교육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무엇보다 최대 화두는 코로나19가 만 3년째로 접어들면서 학생들의 기초학력과 학력신장을 어떻게 끌어 올릴지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중·하위권 학생들의 교육격차가 심화되면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학생 개인별 학습 수준에 따른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고 수업을 비롯한 평가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가운데 학력신장과 인성교육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며 공교육 본연의 책무를 강조해온 하윤수 부산교육감은 지난 6개월간은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해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단계였다면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은 미래교육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실행의 단계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프레시안>은 하윤수 교육감과 만나 그가 생각하는 부산의 미래교육 방향에 대해서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과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올해 부산 교육의 주요 정책과 방향은?
하윤수 : 지난해 7월에 취임해 어느덧 6개월이 지나갔다. 취임 이후엔 열린 교육행정 구현을 위해 학생과 학부모, 시민들을 만나면서 교육현안에 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올해는 인성 기반 학력신장, 디지털 기반의 미래교육, 희망 사다리 교육복원을 원년으로 삼아 더 높이 비상하는 부산교육을 추진하겠다. 기초학력 보장과 학력신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되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국제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인성교육 중점학교도 운영할 방침이다.
특히 부산이 해양 수도라는 타이틀에 걸맞도록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특성화고를 원자력, 반도체, 수산·해운 분야 등의 지역 산업 수요와 연계한 체제로 개편할 계획이다. 마이스터고의 경우 지난해 2월 졸업생 기준 부산기계공고 66.8%, 부산자동차고 74.7%, 부산해사고 88.1%로 취업률이 좋은 편이다. 젊은 층의 인재가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부산을 교육혁신의 메카로 만들겠다. 또한 제2의 수도에 걸맞게 공교육을 정상화 시키겠다.
프레시안 : 코로나19 시기 쌓인 학력격차 해소 방안은?
하윤수 : 우리 교육청은 기초학력 저하와 학력격차 해소를 위해 교실 안, 학교 안, 지역 연계를 통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 기초학력 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고 있다. 이어 선수학습 결손 등의 단순 학습부진 요인으로 어려움울 겪는 학생들을 담임교사가 밀착해 가리키는 방과후 기초학력신장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부산지역 모든 초등학교에 학급별로 학습지원 대상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시간제 강사를 활용해 수업 내 효과적인 협력 지도를 위해 기초학력 지원 강사제를 운영하겠다.
프레시안 : 부산시와 교육청이 추진할 영어하기 편한도시 사업은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가?
하윤수 : 영어 정책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부산시와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사업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들이 확보된다면 더 큰 효과가 나지 않겠는가. 이를 위해 권역별로 영어교육 거점센터를 구축하고 2030 글로벌 영어활용 역량를 강화하고자 한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영어듣기와 흥미있는 주제나 일상 소재로 말하기 연습을 실시해 학생들이 영어로 짧게나마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서부, 동부, 남부, 동래, 북부 5개 권역별로 가칭 영어교육 거점센터를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들 센터는 영어 공교육 강화와 함께 교육 취약계층 대상으로 다양한 영어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들에게 영어 노출 기회를 더 확대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통해 사교육비 경감은 물론 영어 교육격차가 해소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학생들이 사교육 없이 일련의 공교육 과정을 거치면 누구나 영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부산만의 영어교육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
프레시안 : 부산형 혁신학교인 다행복학교 신규지정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간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하윤수 : 다행복학교는 2015년도에 시작해 2022년도 기준으로 65개 학교가 지정·운영되고 있다. 학교 구성원 참여와 소통을 비롯해 전문적인 학습공동체 운영을 기반으로 학교 자율성 확대와 학부모 참여가 활성화 되도록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다행복학교의 성과와 실효성, 일반 학교와의 불균형에 대한 의견도 많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올해부터 신규 지정은 하지 않되 기 지정돼 운영중인 다행복학교에 대해서는 공모시 안내했던 행·재정적 지원을 유지할 예정이다. 특히 다행복학교 운영과 관련해서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교육 공동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 연구를 통해 객관적으로 진단하여 발전적 전환방안을 모색하겠다.
프레시안 : 교육부에서 교권 침해로 중대한 조치를 받으면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말해달라.
하윤수 : 최근 교육 활동 침해 행위에 대한 유형이 다변화되면서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협하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생활법령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중심으로 교육활동 침해예방과 대응강화 방안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교육부의 중대 교권침해 행위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역시 강화 방안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사안이다. 생활기록부 기재 적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학교 현장에 실효성 있는 제도로 정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생기부 기재가 학생에 대한 위협 수단이 아닌 교육적 목적을 위한 예방과 지도의 방안이 될 수 있도록 촘촘한 추가 대책을 마련해 지원하고자 한다. 생기부 기재로 발생할 수 있는 민원과 다툼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육활동 보호 예방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올해부터 화해·조정을 위한 회복지원단을 교육청 내에 구성해 교사, 학생, 학부모간의 관계 회복이 교육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동시에 침해 행위자의 반성을 위한 특별교육의 내실화에도 만전을 기하고 선생님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상호존중의 학교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프레시안 : 부산교육청 청사 이전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은?
하윤수 : 청사 이전 문제의 경우 업무 공간 협소와 건물 노후화로 인해 지난 2010년부터 거론돼왔다. 2017년에는 시의원들의 제안이 먼저 있기도 했고 전임 교육감 시절에는 청사 이전 검토안까지 결재가 완료된 사안이기도 하다. 제가 취임 이후 직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둘러보니 청사 이전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올해 11월 교육청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인 것으로 알고있다. 아시다시피 교육청 앞에는 2차선 도로라 출퇴근 시간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장소를 물색 중인데 부산시청과 부산경찰청 뒤쪽 부지 일부와 서면 놀이마루 부지를 활용할 생각이다. 먼저 공청회를 열어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고 청사 이전이 타당한지 정책연구용역도 실시할 계획이다. 용역 결과에 따라 청사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해 나갈 예정이며 부산 시민과 교육 가족의 다양한 의견도 귀담아듣겠다.
프레시안 : 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이 진행중인데?
하윤수 : 지난해 6월에 실시한 지방선거때 포럼 교육의 힘이라는 사조직을 이용해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검찰이 기소했다. 포럼 교육의 힘은 선거 1년 전 설립됐고 포럼의 정관과 목적대로 부산교육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연구와 활동만을 펼쳐왔다. 이 사안으로 재작년 12월에 선관위의 철저한 조사를 받았고 그 결과 단순 경고 처분을 받아 이미 종결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소시효 만료 일주일을 앞두고 검찰이 서둘러 내린 기소 결정은 사안으로 보나 일정으로 보나 부산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의 발목을 잡기 위한 무리한 수사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으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해당 사건 기소가 근거 없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당당하게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다. 또한 부산교육에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감의 직책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
프레시안 : 명문초 개교 지연 사태와 관련해 입장은?
하윤수 : 명문초 신축공사는 2021년 12월 착공해 2023년 1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레미콘이 못들어와 공사가 68일간 지연됐다. 해당 기간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골조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후속 공정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민주노총의 파업이 합법적인 파업인지 불법적인 파업인지는 국토부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파업의 영향으로 68일 동안 학교 개교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에 우리 교육청은 공사 기간을 연장해 오는 4월 준공, 5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명문초 신입생들의 교육활동에 다시는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교육가족과 시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하윤수 : 민선 5대 교육감으로 취임하면서 지난해는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해 힘차게 달려왔다. 지난 6개월간 여러분과 함께 부산교육의 비전 실현을 위해 고군분투 해왔기에 어느 하루도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제대로 가르치고 배워 기본을 만드는 학력신장 시스템을 확립하여 공교육 본연의 책무성을 충실이 이행하겠다. 올해도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의 꿈이 제대로 영글 수 있도록 부산교육을 잘이끌어가겠다.
취재 : 부산울산취재본부 김진흥 기자, 홍민지 기자.
[홍민지 기자(=부산)(bsnews4@pressia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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