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과도한 낙관론 반영됐다…인플레 위험 경계해야"
美 연준-시장 사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시각차
연준 "속단 이르다" vs 시장 "인플레 둔화 이미 확인"
당분간 줄다리기…"금융지표, 낙관론 과도 반영"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의 통화 긴축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낙관론이 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른 긴축 완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계하는 연준과 과잉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위험을 우려하는 시장이 당분간 줄다리기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위원들은 대중의 잘못된 인식으로 금융상황이 부적절하게 완화될 경우 물가안정을 위한 연준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위원들은 시장이 계속해서 금리 인하 전망을 고집할 경우 시장과 연준 모두에게 나쁜 결과로 이어질 것임을 경고했지만, 주가는 반등하고, 회사채와 모기지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최근 금융시장은 연준의 의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핵심은 연준과 시장 사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에 대한 시각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연준은 견고한 노동시장과 그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 위험이 여전히 높다는 판단에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반면 시장은 연준의 매파적 시각이 과도하거나 금융상황 완화를 억제하기 위한 ‘의도적인 수사’로 이해하며 결국 하반기 중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은 최근 노동시장 지표가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급 불균형이 큰 상태이며, 임금 상승과 그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 위험 등을 감안할 때 물가 안정을 확신하기까진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비농업고용과 시간당평균임금 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실업률과 높은 구인건수, 신규실업수당청구 감소 등은 노동시장 강세가 상당기간 지속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은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 둔화세가 미미한 점에 주목, 단기적으로 노동시장의 공급이 회복될 여지가 적어 임금상승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점이 이미 확인됐으며,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하지만 신규고용·평균임금·평균근로시간 등 추이를 볼 때 ‘모멘텀’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재작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의 최소폭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당분간 연준과 시장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통화 긴축 사이클 종료와 경기둔화 전망을 감안할 때 중기적으로 장기금리 하락 전망은 유효하지만, 최근 금융지표는 시장의 과도한 낙관론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서비스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확인할 때까지는 매파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월 FOMC에서는 금리인상폭이 25bp(1bp=0.01%포인트)로 낮아질 전망이나, 서비스 물가상승과 금융상황 완화를 억제하기 위해 매파적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지난 12일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제어하려면 최저 5% 이상의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최근 장기금리 하락과 주가반등 등 시장반응에는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됐을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다만 1분기 중 정책금리가 5% 초반까지 인상되고 물가지표 둔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상반기 중 통화정책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상황이 긴축되면서 경기둔화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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