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확률형 아이템과 거리 두는 게임업계 노력, 빛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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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 업계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위주 수익모델(BM)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넥슨은 지난 12일 글로벌 동시 출시한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확률형 아이템을 출시하지 않고,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 치장용 아이템만 출시하겠다고 선언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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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세대교체·확률형 아이템 규제 시도가 영향 미쳐"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국내 게임 업계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위주 수익모델(BM)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넥슨은 지난 12일 글로벌 동시 출시한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확률형 아이템을 출시하지 않고,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 치장용 아이템만 출시하겠다고 선언해 화제를 모았다.
전작인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중국 계열사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경우 주행 성능에 큰 영향을 주는 뽑기형 아이템, 확률형 강화 시스템이 있었다.
이를 '페이 투 윈'(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구조)이라며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게이머들은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운영 방침에 환영했다.
넥슨이 준비 중인 또 다른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작년 제작진이 '페이 투 윈'을 조장하는 요소는 게임에 도입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그라비티가 이달 5일 출시한 '라그나로크X'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 중에서는 드물게 확률형 뽑기 아이템 판매를 배제하고, 게임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아이템 위주로 BM을 설계해 호평을 받았다.
이런 기조는 국내 게임 업계가 내수 시장이나 동남아권을 넘어 북미·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늘리는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
북미·유럽 시장의 경우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는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시장 전반을 통틀어 봤을 때 한국 게임 지식재산(IP)이나 제작사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는 않은 만큼, '내수용' 게임만큼 강한 BM을 선보이기는 어렵다는 계산도 한몫한다.
올해 국내 게임업계 최대 기대작인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TL)도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버전을 포함한 글로벌 동시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
TL의 BM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엔씨소프트가 북미·유럽 시장 발매를 염두에 두고 글로벌 기업과 퍼블리싱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기존 작품보다는 이용자 친화적인 BM을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여전히 국내 앱 마켓에서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게임은 확률형 아이템이 주 수익원이다.
'리니지' 시리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 '히트2', '피파 온라인 4', '승리의 여신: 니케'는 물론 외산 게임인 '원신', '탕탕특공대' 등도 확률형 아이템이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출시됐거나 발매를 앞둔 신작 게임들이 잇따라 확률형 아이템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런 구도가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작년 국내 PC 게임 이용자의 28.4%, 모바일 게임 이용자의 18.9%만이 확률형 아이템에 지출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평균 지출 금액은 중앙값을 기준으로 PC 게이머 5만 원, 모바일 게이머 3만 원으로 나타났고 10만 원 이상 지출한 이용자 비율은 PC와 모바일 각각 35%·22%로 나타났다.
게임산업의 외연을 넓히는 데 지나친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BM이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업계의 변화 기류에 대해 "게이머들이 과거보다 작품성, 게임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세대교체'되고 있고, 게임사 경영진도 이런 변화가 필연이라고 본 것"이라며 "국회가 논의 중인 확률형 아이템 규제 입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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