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中 방문 당시 文의 혼밥, 오바마의 베트남 쌀국수와 비슷”

박준희 2023. 1. 21. 10: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바마의 베트남 쌀국수, CNN 프로그램 촬영
文, 2017년 중국 국빈 방문 당시 ‘혼밥’ 논란
탁 전 비서관 “같이 먹을 사람 없었던 것 아냐
현지 국민들과의 유대감 강조 위한 프로그램”
尹의 ‘UAE 발언’ 논란엔 “비공개 요청했어야”
지난 2016년 5월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식당에서 현지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오른쪽은 2017년 12월 14일 중국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현지 음식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SNS 캡처

문재인 정부 시절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 2017년 문 전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서민 식당을 찾아 아침 식사를 했던 것에 대해 “‘혼밥을 했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실은 그 장면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에 가서 쌀국수 먹는 것이랑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탁 전 비서관은 전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시 문 전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임에도 ‘혼밥’(혼자 밥 먹기)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던 것에 대해 “어딘가 조식을 먹으러 가서 중국 사람들의 보통 식사와 같은 자리에서 식사를 하시는 모습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탁 전 비서관은 “그때는 제가 의전비서관이 아니었다”며 사적으로 아는 내용을 전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도 했다. 당시 탁 전 비서관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하던 해인 2017년 12월 13일부터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방문 이튿날인 14일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등은 베이징(北京)의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 인근 조식 전문점 ‘용허셴장’에서 중국 전통 아침 메뉴인 우타이오(중국식 꽈배기)와 도우지앙(두유) 등으로 식사를 했다. 당시 초청국인 중국의 주요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혼밥으로 홀대를 받았다는 논란이 일었다. 특히나 중국 도착 당일인 13일 저녁 식사도 중국 측 인사와의 일정이 없어 두 끼 연속 혼밥을 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탁 전 비서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현지 주민들, 현지 국민들, 방문국의 국민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라며 “그게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혼자 밥을 먹은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 탁 전 비서관은 또 “그때가 상당히 오랜만의 중국 방문이었고 한류 문제를 비롯해서 중국과 풀어야 할 것들이 되게 많았다”며 “그래서 우리가 상당히 공을 많이 들였던 순방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이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17년 12월 14일 베이징 숙소인 댜오위타이 인근의 한 식당에서 노영민 당시 주중 대사 등과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탁 전 비서관이 언급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베트남 쌀국수 식사는 지난 2016년 5월 23일(현지시간) 베트남 방문 당시 하노이의 ‘분짜 흐엉 리엔’이란 식당을 방문해 분짜를 먹었던 일을 일컫는 것으로 풀이된다. 철제 테이블에 베트남 현지 식당 특유의 플라스틱 의자에 걸터 앉아 베트남 시민들 사이에 둘러싸여 일행 1명과 함께 분짜 등의 요리에 맥주를 곁들였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당시 식사비는 한화 1만 원도 채 되지 않는 금액에 불과했다. 이 식사에도 베트남 측 주요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고, 대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그를 알아보는 수십 명의 하노이 시민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5월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식당에서 미국 CNN 방송의 음식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유명 셰프 앤서니 부르댕과 맥주를 곁들이며 식사를 마시고 있다. SNS 캡처

다만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현지 식당 방문 일정은 그해 9월 방영될 예정이던 미국 CNN방송의 음식 프로그램 ‘파츠 언노운’(Parts Unknown) 촬영을 위한 것이었다. 식사를 같이 한 일행도 해당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유명 셰프 앤서니 부르댕이었다. 촬영 후 부르댕은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키 작은 플라스틱 의자, 싸지만 맛있는 국수, 차가운 하노이 맥주”라며 당시 사진을 올리고 전체 식사비 6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7000원)는 자신이 계산했다고 밝혔다.

한편 탁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이 이번 순방 중 아랍에미리트(UAE)의 아크부대 방문에서 이란에 관한 발언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그 내용과 범위에 대해서 약간의 애드리브는 있을 수 있어도 (미리 준비된) 요지는 크게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 날 위험이 상당히 적다”며 “뭔가 대통령이, 이번 윤석열 대통령처럼 예정에 없는 말을 했다 그러면 저는 이건 기자들한테 비공개 요청을 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언에 대해 “이것은 이 과정도 문제고, 문제가 불거진 다음에 처리하는 방식도 문제고, 이걸 자랑스럽게 그냥 공개해 버린 거 아니냐”며 “그러면 거기 따라가 있는 홍보수석부터 정무 라인, 홍보 라인의 무능이며 동시에 대통령의 무책임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두 가지가 만나서 지금 계속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라며 “그렇게밖에 생각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