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은 간다"…이 시국에 3.8억 높은 '신고가' 나온 동네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김은정 2023. 1. 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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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주택 시장…회복이냐, 추가 하락이냐 의견 ‘분분’
서초 아파트, 하락 국면에서도 최고가 기록
도봉 아파트, 지난해 하반기 2억 ‘뚝’
정부가 이달 초 부동산 규제를 대거 풀면서 주택 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의 향방이 안갯속입니다.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 금리 인상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입니다. 정부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부동산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아직 눈에 띄는 거래량 회복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주택 시장의 냉각기가 올 들어 조금씩 풀릴 것이란 전망과 여전히 하락기라는 전망을 뒤섞어 내놓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부동산R114는 이런 상황을 "내리막길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말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주택 시장 전망이 아무리 불투명해도 서울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은 여전합니다. 언제, 어떻게, 무엇을 살 지에 대한 결정을 못할 뿐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서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선호도는 높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부동산 하락 국면에서도 서울 각 지역 마다 가격 변동 폭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은행의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불어나면서 매수세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급감한 건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집값 변동 폭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한 주 전에 비해 0.35% 떨어졌습니다. 그 전 주엔 0.45% 떨어졌지만 낙폭이 소폭 줄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달 초 부동산 규제를 대대적으로 푼 영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달 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과 규제 지역을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4개 구만 남겨 놓고 전면 해제했습니다.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를 분양 받을 때 최대 5년간 거주해야 하는 실거주 의무는 폐지키로 했습니다. 분양가 12억원까지만 가능한 중도금 대출도 분양가와 관계없이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분양 아파트 전매 제한 기간도 대폭 줄였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해 움직이면서 서울 집주인들이 일부 급매물을 거둬들인 것이 호가 하락을 막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다만 서울 각 지역 마다 하락 폭 완화세는 조금 다르게 분석됐습니다. 서울에서 낙폭이 가장 적은 곳은 단연 서초구로 나타났습니다. 이달 셋째 주 낙폭이 0.12%로 조사됐습니다. 서울 전역 평균(-0.35%)보다 0.23%포인트 적은 데다 모든 자치구 중에 가장 적은 낙폭이기도 합니다. 이어 성동구(-0.18%)의 집값 낙폭도 적은 편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에 비해 가장 낙폭이 큰 지역은 강서구로 나타났습니다. 강서구의 이달 셋 째주 집값 낙폭은 -0.65%였습니다.

지난해 이전까지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타격도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달 셋째 주 집값 낙폭만 봐도 도봉구(-0.44%)의 경우 서울 평균보다 하락 폭이 큰 데다 낙폭 상위권 지역에 속했습니다.

금리 인상기의 주택 시장 침체 속에서도 '전통 부촌'으로 불리는 지역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서울 외곽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 강남3구의 경우 정부의 규제 완화 수혜에서 비켜서 있으면서도 부동산 하락 국면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서초센트럴아이파크(전용면적 80㎡ 기준, 11층)는 지난 11월 중순 18억9000만원에 매매 거래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또 서초동에 있는 서초그랑자이(전용면적 84㎡ 기준, 21층)는 지난달 말 33억5000만원에 실거래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이 단지의 종전 최고가는 전년 5월 29억7000만원(14층)이었습니다. 지난해 금리 급등의 후폭풍을 거치면서도 최고가가 3억8000만원 오른 셈입니다.

반면 도봉구 창동에 있는 창동주공3단지(전용면적 49㎡ 기준, 4층)은 지난 11월 말 5억2000만원에 실거래 돼 지난 6월 중순 7억2000만원(12층)에 비해 2억원 떨어졌습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전국 아파트 값이 전반적으로 하락세 있지만 지역별로 낙폭이 갈리기 시작해 차등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서울 상급지의 하락 폭은 줄고, 외곽의 경우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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