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 유벤투스, 승점 15 깎여 우승 물건너 가…챔스 진출도 불투명

유벤투스의 한 팬이 지난해 5월 11일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을 앞두고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 안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로마|로이터연합뉴스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 구단이 올 시즌 승점 15가 깎이는 중징계를 받았다.

리그 3위에서 10위까지 추락하면서 우승은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불투명해졌다.

AP·로이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축구연맹(FIGC)은 20일(현지시간) 승점 15 삭감과 함께 구단 전·현직 수뇌부에 짧게는 8개월부터 길게는 2년 6개월에 달하는 활동 정지 징계를 내렸다.

파비오 파라티치 전 단장이 2년 6개월, 안드레아 아녤리 전 회장 2년, 파벨 네드베드 전 부회장은 8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페데리코 케루비니 현 단장도 1년 4개월간 축구 관련 활동이 금지된다.

FIGC는 주세페 끼네 검사가 징계를 요청한 지 하루도 안 돼 단호하게 조처했다.

승점 삭감 폭, 활동 정지 기간 모두 끼네 검사가 제시한 수준보다 강해졌다. 앞서 끼네 검사는 승점 9 감점과 아녤리 전 회장에게 1년 4개월, 파라티치 전 단장에게 1년 8개월 10일 등의 활동 정지 징계를 요청했다.

유벤투스 구단은 회계 균형을 맞추려고 고의로 이적료를 과다 책정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13년간 유벤투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아녤리 전 회장은 분식회계 혐의로 지난해 11월 네드네드 부회장 등 나머지 이사진 전원과 함께 불명예 사퇴했다.

유벤투스는 FIGC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단은 구체적 징계 사유가 공개되는 대로 자국 스포츠 관련 분쟁에서 최고 심급인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CONI) 산하 스포츠보장위원회에서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리그 18경기에서 11승 4무 3패한 유벤투스는 본래 승점 37을 쌓아 3위에 있었다. 김민재 소속팀 나폴리(승점 47)가 일찌감치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유벤투스는 AC 밀란(승점 38), 인터 밀란(승점 37)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였다.

시즌 종료까지 20경기가 남았는데, 징계에 따라 승점이 22로 떨어진다면 우승 경쟁은 사실상 물건너 간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장담하기 어렵다. 마지노선인 4위를 두고 라치오, 아탈란타, AS 로마(이상 승점 34)가 경쟁 중인데, 징계를 받은 유벤투스보다 승점 12가 높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