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로 1년에 200억…송일국 ‘삼둥이 갈비만두’ 만든 여성 [남돈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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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한만두식품 대표(창업자)는 “2014년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 김선생’에 갈비만두를 납품하고 있었다”며 “당시 ‘국민 아기’로 불릴 만큼 대중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던 삼둥이가 방송 촬영 때 바르다 김선생 매장에 와서 갈비만두를 맛있게 먹은 덕분에 운 좋게 갈비만두가 널리 알려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999년 수제물만두 제조업체로 출발한 한만두식품은 24년 동안 만두 생산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만두 전문기업이다. 만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전문으로 해오다가 사업 영역을 넓혀 지금은 자체 브랜드 ‘한만두’ 만두도 판매하고 있다. 남 대표는 2018년 모범 여성기업 대통령 표창 등 각종 표창도 수상한 여성 기업인이다.
남 대표는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올해 상반기 밀키트(MealKit·식재료·양념 등이 들어 있는 즉석조리식품) 브랜드를 출시하고 밀키트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수출 국가·규모 확대와 고객사 추가 확보 등을 통해 올해 매출 300억원을 돌파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남 대표는 어린 시절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서울 도봉동 난민주택에 살았다. 자다가도 누군가 만두를 먹으라고 하면 벌떡 일어날 만큼 만두를 좋아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82년 아버지가 쓰레기차에 치여 쓰러지는 바람에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간호해야 했다. 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남 대표는 “20살 때부터 책·영어 테이프 등 판매, 화장품 방문판매 판매원을 따라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화장·마사지 등을 해주는 일 등 여러 일을 했다”며 “1986년 스물넷에 결혼한 뒤 아이를 2명 낳고 살다가 1992년 보험영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보험 판매 실적이 월등히 좋았던 남 대표는 포상으로 유럽 여행을 가게 됐다. 그는 여행 중 가이드로부터 만두 총판 사업을 하면 돈을 많이 번다는 얘기를 듣게 되면서 만두와 인연을 맺게 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만두 판매업을 알아본 후 판매업에 뛰어들었다. 1996년 직원 1명이랑 만두 판매업을 시작했는데 백화점, 마트에도 납품할 만큼 장사가 잘됐다. 하지만 1999년 어떤 냉동 만두회사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사업은 고꾸라졌다. 그 해 남 대표는 만두 유통 대신 개발·생산으로 돌파구를 마련해 수제 물만두 생산을 시작했다.
남 대표는 “만두 공장을 차렸지만 만두 사태 여파로 만두가 안 팔리면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렸다”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선교사가 되려고 했다가 마음을 돌려먹고 하루에 2시간씩 자면서 만두 생산 공정 기술을 배웠다”고 전했다.
힘겹게 역경을 극복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위기에 처하게 됐다. 경찰청이 2004년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로 만든 만두가 유통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2차 만두 파동이 터졌다. 2011년에는 공장에서 만두 생산을 돕다가 왼손 약지 한마디 반이 기계에 잘리기도 했다. 응급 수술을 받아 손가락을 붙였지만 세포가 살아나지 못해 결국 손가락을 잘랐다.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남 대표는 모두 이겨내고 만두 생산 업계에 성공한 기업인이 됐다.
남 대표는 성공 비결에 대해 “어떻게 하면 남을 이용할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남을 도와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제로 도와주기 위해 노력해온 덕분인 것 같다”며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고, 일도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 대표가 추구하는 한만두식품의 지향점은 학교, 가정, 교회 같은 회사이다.
“기업이 좋은 제품을 잘 만들고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이익만 추구하면 안 돼요. 직원들이 마음 편하게 느낄 수 있고 서로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들한테 일자리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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