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돈가스 먹으러 가자"…'고래잡이' 더는 거짓말하지 마세요

김인한 기자 2023. 1. 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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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부터 우리나라 남성들은 관례처럼 포경수술을 했다.

지금도 일부 의학계는 음경 부위의 위생 유지, 요로감염 등 각종 질병의 예방 차원에서 포경수술을 권한다.

포바연 소속 한 마취통증의학 전문의도 "우리 몸에서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는데, 예방 차원에서 신체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은 포경수술이 유일하다"며 "포경수술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연구와 함께 개인이 자유롭게 포경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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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학적 판단 보단 관례적으로 실시됐다는 주장실제로 의과학계선 포경수술 해롭다는 연구결과도"질병 예방 목적으로 신체 일부 떼는 유일한 수술""포경수술 장단점 파악, 수술 결정권 개인에 줘야"
포경수술에 대한 장·단점을 과학적으로 따져보지 않고, 맹목적·관례적으로 수술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직접적 연관 관계 없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거부터 우리나라 남성들은 관례처럼 포경수술을 했다. 성기 주변을 덮고 있는 포피(包皮·감싸고 있는 피부)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로, 위생이나 질병 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과학계 일각에선 장·단점을 따져보지 않은 채 맹목적·관례적으로 포경수술을 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20일 과학계에 따르면 김대식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특훈교수는 10여년 넘게 '포경수술 바로알기 연구회'(포바연)에서 활동하고 있다. 포바연은 김대식 특훈교수를 연구회장으로, 국내 다양한 전문의 등이 참여하고 있는 커뮤니티다.

김 특훈교수는 2000년 김세철 초대 중앙대병원장(비뇨의학 전문) 등과 포경수술 반대운동을 펼치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전달한 공로로 미국 비영리기구(NGO)로부터 인권상을 받기도 했다.

김 특훈교수에 따르면, 포경수술은 유대·이슬람 문화권에서 시작돼 일부 유럽 국가와 미국 등으로 전파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대 미국에서 흘러들어왔으며, 의·과학적 판단보단 당시 정서·문화적 배경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 포경수술을 실시하는 곳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 아랍 문화권 등으로 전해진다. 이웃나라 일본의 포경수술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김대식 교수 등 연구진이 2010년 한국 남성 32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당시 14~29세남성의 75%가 포경수술을 했다. 하지만 포바연은 이 수치가 2020년대 초반 50% 내외를 오간 것으로 추정한다. 꾸준히 감소하는 흐름이다.

포경수술 바로알기 연구회에서 남성 32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 사진=포경수술 바로알기 연구회


지금도 일부 의학계는 음경 부위의 위생 유지, 요로감염 등 각종 질병의 예방 차원에서 포경수술을 권한다. 반면 반대 측은 오히려 밖으로 드러나는 부위가 각질화 될 수 있고, 성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세계 의·과학계의 연구 결과도 엇갈린다. 덴마크 국가질병연구소 연구팀이 2021년 덴마크 성인 81만명 조사해 유럽전염병학저널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병 위험은 포경수술을 한 사람이 더 높았고, 임질과 매독 감염 위험도 2배 이상 높았다. 반면 포경수술이 에이즈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도 더러 있다.

김 특훈교수는 유아·청소년들이 부모님 손에 이끌려 관례적으로 포경수술을 받기보다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언한다. 포바연 소속 한 마취통증의학 전문의도 "우리 몸에서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는데, 예방 차원에서 신체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은 포경수술이 유일하다"며 "포경수술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연구와 함께 개인이 자유롭게 포경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특훈교수는 "과학이란 학문은 맹신하던 지식을 반문하며 이를 개선하는 일"이라면서 "물리학 교수임에도 포경수술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알고 난 뒤, 이를 알려야겠다는 사명으로 활동해왔고 앞으로도 관련 정보를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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