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美 어닝시즌…'빅테크' 성적표에 쏠리는 시선

백지현 2023. 1.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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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브리핑]
애플, 테슬라, MS 등 실적 발표 대기
미국 4Q GDP, 12월 PCE 촉각

이번 주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실적에 좌우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10년만에 최악의 어닝쇼크를 기록하자 은행주 전반에 충격을 미쳤다. 반면 넷플릭스는 놀라운 신규 가입자 수를 유입시켜 투자자들의 환호성을 한몸에 받았다. 

다가오는 1월 넷째 주에는 애플,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어닝시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월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경기와 물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빅테크 실적 몰려온다

지난 17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4분기 실적을 내놨다. 분기 순이익은 13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6% 감소했다. 주당 순이익은 3.32달러로 시장컨센서스인 5.48달러 대비 39% 밑돌었다. 미국 경제매체인 CNBC는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어닝 미스"라며 시장 예상치와의 격차가 11년만에 최대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IB 수수료는 48% 감소한 18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중 유동성이 쪼그라들며 인수합병은 물론 기업공개(IPO) 등 주식 발행 시장이 둔화된 영향이 컸다. 골드만삭스 외에도 모건스탠리, JP모간, 씨티그룹 역시 IB 수수료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모건스탠리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주당 순이익은 1.26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25달러를 웃돌았고, 주가도 6% 가량 상승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는 4분기 실적발표에서 순이익이 5500만달러로 90%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분기 가입자가 766만명 증가해 2억30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시간외 주가는 6% 뛰었다. 

다음 주에는 빅테크 실적 발표가 몰려있다. IBM(23일), ASML, 마이크로소프트, 존스앤존슨(24일), 테슬라, 보잉, 인텔(25일), 애플, 비자, 마스터카드(26일), 캐터필러(27일)의 실적 발표가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4분기 실적에 당장 반영되는 건 아니지만 월가에선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이목이 쏠렸다. 테슬라의 모델별 가격 인하폭은 6%에서 최대 20%에 달했다. 

이를 바라본 글로벌 IB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번스타인은 투자의견으로 '비중축소'을 제시했고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4.96달러에서 3.80달러로 낮췄다. 웰스파고도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3.80달러에서 2.90달러로 내렸다. 가격 조정으로 마진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제프리도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350달러에서 180달러로 내렸다. 다만, '매수' 의견은 유지했다. 테슬라가 가격인하로 경쟁사 대비 비용 관리를 통해 성장으로 이끌어갈 능력을 확인시켜줄 것이란 배경을 설명했다.

FOMC 베이비스텝 결정지을 변수는

시장에서는 생산, 소비 모두 뒷걸음 치며 침체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협하고 있다. 작년 12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1.1% 감소하며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12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7% 뒷걸음치며 마찬가지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설비가동률은 78.8%로 시장 전망치인 79.5%를 하회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설비가동률의 하락세가 12월 지표를 통해 본격화되는 모습"이라며 "지난해 4분기 재고 조정 사이클에도 경기가 견조했다기 보다 올 1분기 재고 조정 사이클이 이제야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침체 우려 속에서도 고용지표는 꿋꿋하게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조정 기준 전주대비 1만5000명 감소한 19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9월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21만5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이 가운데 다음주에는 굵직한 지표가 쏟아진다. 26일 발표되는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기대비 성장률은 2.6%로 점쳐진다. 지난 3분기에는 3.2%를 기록했다. 금리인상 여파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2월 초 FOMC를 앞두고 나오는 12월 개인소비지출(PCE)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년동기대비 PCE 물가상승률이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5.0%를 넘긴다면 긴축 완화에 무게를 실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를 앞둔 상황에서 발표되는 2가지 경제지표 결과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증시 하방경직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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