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이종석이 묵었던 럭셔리 리조트…이제 '한국 MZ' 노린다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박동휘 2023. 1. 2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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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경DB


‘몰아주기 숙박’. 요즘 MZ세대의 여행법이라고 한다. 4박 일정으로 여행을 갈 경우 3일은 최대한 가성비 호텔을 찾고, 아낀 돈으로 나머지 하루는 최고급 럭셔리 리조트를 택하는 여행이다. 21일 국내 여행 플랫폼 1위 기업인 하나투어에 따르면 이번 달 싱가포르 5성급 호텔은 그야말로 방이 없어 ‘부킹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20~40대를 아우르는 MZ세대가 주축이 된 K트래블러는 글로벌 프리미엄 리조트의 주요 타깃이다. 인스타그램 속 사진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을 기억하려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1박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초호화 리조트들이 한국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아직 펜데믹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 일본은 오랜 저성장으로 실속 여행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도 K트래블러의 존재감이 높아진 이유다.

 럭셔리 리조트가 몰려온다

한국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대표 ‘선수’는 아만(Aman) 리조트다. ‘셀럽들의 비밀 별장’으로 불리는 아만은 최근 아이유·이종석 커플이 일본 나고야에 있는 아만네무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아만은 이 같은 기회를 포착, 이달 초 한국 내 홍보대행사를 선정했다. 아만 리조트가 국내 홍보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를 뜻하는 '아만(Aman)'은 1988년 태국 푸껫에 ‘평화의 장소’를 뜻하는 아만푸리(Amanpuri) 오픈을 시작으로 전 세계 20개 여행지에서 34개의 호텔&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아만 리조트 관계자는 “아만은 필요한 것만 남기는 절제의 미학을 추구하며 아만에 머무르는 자체로 여행이 되는 경험, 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한다”며 “아만을 한 번 방문한 사람을 영원히 충성스러운 '아만 중독자(Aman Junkie)'로 만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만은 해외 유명 셀럽들의 비밀 별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가 부부 시절에 다녀간 곳으로 유명하다. 역대 미국 대통령도 주요 고객이다. 아이유 커플이 방문한 아만무네는 근교에 있는 구마노 고도 ‘원데이 투어’로도 유명하다. 구마노 3대 신사로 향하는 고대 순례길로, 일본판 산티아고 순례길의 일부다.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몰디브, 태국 등에서 럭셔리 친환경 리조트를 운영하는 소네바그룹(Soneva)도 지난해 여름 아시아·태평양 총괄 이사인 니사촌 암파하로가 한국을 방문,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로드쇼를 진행했다. 소네바는 지난해 창립 26주년을 맞이해 몰디브의 7성급 친환경 리조트인 소네바 자니(Soneva Jani) 챕터 2를 오픈한 바 있다.

싱가포르의 상징적인 브랜드인 래플스는 한국 신혼 여행객들을 잡기 위해 국내 여행사와 세일즈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래플스는 2020년 인도네시아 발리 짐 바란 베이에 신규 리조트를 열었다. 109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호시노 리조트도 한국 홍보대행사를 선정하고, 일본으로 몰려드는 한국 여행객들을 잡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몰아주기 숙박', '숙박 자체가 여행'…달라진 여행 트렌드

여행업계에선 ‘숙박 자체가 여행’이라는 컨셉트가 여행의 주요 트렌드로 정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만 리조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나만의 공간을 찾는 경향이 커진 데다 숙박 장소를 중심으로 해당 지역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온리 히어(오직 여기에서만)’ 체험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현대홈쇼핑에서 내놓은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 ‘7박 9일 그리스 패키지여행’은 1인당 900만 원의 고가임에도 예약 고객 2600여 명이 몰려 방송 시간 70분 동안 매출 230억 원(콜 수 기준)을 돌파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실제 여행까지 한 인원은 콜 수에 비하면 훨씬 적긴 했지만, 폭발적인 관심이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K트래블러의 해외여행은 올해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클룩이 아시아 지역 여행객을 대상으로 ‘2023년 해외여행’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것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8명이 올해 해외여행을 희망하고, 2회 이상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35%를 넘었다.

지난해 인천공항을 찾은 이용자 수는 1786만 9759명으로, 코로나19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낸 2021년(319만 8909명)보다 460% 늘어났다. 여행 업계에서 예상한 올해 출국자 수는 2005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871만 명)의 70% 수준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예약 추세를 감안하면 하나투어를 비롯해 주요 여행사들이 올 1월에 깜짝 흑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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