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격리 싫은데"…증상 있어도 검사 망설이는 사람들

김도윤 기자 2023. 1. 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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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이 귀성객으로 붐비고 있다. 2023.1.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확진되고 7일 격리는 풀렸는데 부모님을 찾아봬도 괜찮을까?"
"약간 증상이 있는 것 같은데 검사를 받아야 할까?"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설 연휴가 시작됐다.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가족과 친척, 지인 간 만남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COVID-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어 즐거운 명절을 앞두고 고민이 깊은 사람도 주변에서 찾을 수 있다. 다양한 이유로 코로나19 때문에 온전히 설 연휴를 즐길 수 없는 사례를 살펴봤다.

격리 끝난 직후 고향 가도 될까
#경기도에 사는 40대 직장인 남성 A씨는 기침이 잦아져 혹시 몰라 지난 14일 동네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았는데 확진으로 판정됐다. 지난 20일 7일 격리 기간이 끝났다. 하지만 설 연휴를 앞두고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가도 될지 고민이 크다. 격리가 끝났더라도 혹시 고령의 부모님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옮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A씨는 "7일 격리가 끝나더라도 혹시 내 몸에 바이러스 전파력이 남아있을까봐 걱정"이라며 "부모님껜 꼭 가겠다고 말해놨는데 혹시 내가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확진 뒤 7일 정도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력이 어느 정도 약해진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길면 확진 뒤 10일에서 2주까지 주변에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는 7일 격리가 끝나더라도 추가로 3일에서 일주일 정도는 다른 사람과 접촉을 줄이는 게 좋다"며 "대부분 7일 정도면 전파력이 많이 줄어들지만 전파 확률이 0%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확진되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심한 바이러스는 거의 없어지고 전파력도 약해지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확진 뒤 격리 기간이 끝났다면 가족과 만나도 괜찮을 것 같은데 고령의 부모님을 만날 땐 마스크 착용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약간 증상이 있는데, 검사를 받을까 말까
#서울에 사는 30대 프리랜서 여성 B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병원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 기침 등 일부 증상이 있어 집에서 자가 검사를 했는데 음성(한 줄)이 나왔다. 그래도 최근 주변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아 병원에 가서 보다 정확하게 검사를 받아야 할지 결정을 못했다. 만약 검사를 해서 확진이 나오면 연휴 기간 꼼짝없이 집에서 격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만에 하나 코로나19에 감염됐을지 모르는 찜찜한 마음을 안고 시댁과 친정에 가 여러 사람과 지내기 두렵다.

B씨는 "주변에선 우스갯소리로 병원에서 검사하고 확진 판정을 받으면 연휴에 시댁에 가지 않아도 돼 좋은 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것보다 연휴 때 시댁이든 친정이든 아무 데도 못 가고 집에서 격리만 하는 게 더 싫다"며 "그렇다고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지 않은 채 시댁과 친정에 갔다가 연로하신 부모님이나 어린 조카들에게 만약 코로나19를 옮기면 어쩌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B씨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재감염 영향도 있다. 이미 한 번 감염된 이력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약한 경우 "설마 또 코로나19 걸렸겠어, 감기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재감염 때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PCR(유전자증폭)이나 병원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을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다면 정확한 검사를 시행한 뒤 확진일 경우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격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재감염 때 치명률과 중증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천 교수는 "건강한 젊은 사람은 첫 감염 때 면역을 갖기 때문에 재감염 때 증상을 약하게 앓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첫 감염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나면 코에 항체가 사라져 감염은 될 수 있을지언정 기관지 등 내부 깊은 장기는 여전히 방어력을 갖고 있고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방어물질을 통해 빠르게 사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사람은 재감염을 크게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심한 비만 또는 당뇨 등 기저질환자와 고령층의 경우 재감염이 더 위험할 수 있어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엄 교수는 "재감염의 경우 젊은 연령층은 좀 더 가볍게 앓고 넘어간다는 데이터도 일부 확인된다"며 "그럼에도 고위험군은 재감염 때 치명률이 상승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심각할 수 있단 인식을 갖고 감염 전파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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