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 용병그룹에 무기 보냈다”… 美 백악관, 증거 사진 직접 공개

20일(현지 시각) 백악관이 공개한 러시아와 북한의 철도를 찍은 위성사진. 왼쪽 사진의 열차가 작년 11월18일 러시아를 출발해 다음날 오른쪽 사진과 같이 북한에 도착해 무기를 싣고 다시 러시아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북한의 무기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진을 20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앞서 북한은 와그너그룹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는데, 미국이 증거 사진을 전격 공개하면서 지원 중단을 압박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최근 북한 관리들이 와그너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것을 거짓으로 부인하는 것을 봤다”면서 러시아와 북한에서 철도 차량을 찍은 두 장의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이 사진은 러시아 기차 차량 5대가 지난해 11월 18일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은 다음 날인 11월 19일 이 열차 차량에 (미사일이 담긴) 컨테이너를 실었으며 이 열차는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와그너 그룹에 전달된 무기 규모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역학에 변화를 주지 못했다고 평가한다”면서 “와그너 그룹이 계속해서 북한의 무기 시스템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의 무기 이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오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의 전문가 패널에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동맹국과 함께 안보리에서 이런 위반 문제를 지속 제기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의 행동을 규탄하며 와그너 그룹에 대한 무기 제공을 즉각 중단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묻는 말에는 “특정 제재에 대해서는 현재 말할 게 없으며 우리가 대북 제재위 전문가 패널에 이 사안을 가져간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와그너 그룹에 대해서는 미 재무부가 국제 범죄조직으로 지정해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와그너그룹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들이 와그너에 자금과 물자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할 방침이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20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철도를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설명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앞서 미 백악관은 지난달 22일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하기 위한 로켓과 미사일을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도쿄신문도 지난달 20일 포탄 등 무기를 실은 열차가 북한 나선의 두만강역과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을 잇는 철로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와그너 그룹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당시 북한 외무성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황당무계한 모략”이라며 “있지도 않은 조·러(북·러) 사이의 ‘무기 거래’ 문제에 대한 우리의 원칙적 입장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와그너그룹의 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성명을 내고 와그너그룹이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했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소문과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이날 북한과 러시아를 찍은 위성 사진을 공개하면서 북한과 와그너가 사실을 부인한 것을 재반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