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한 기자의 삶과 열정…신간 '형제'

동생이 조명한 고 조계창 연합뉴스 특파원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에서 취재하다가 순직한 조계창 전 연합뉴스 특파원의 삶을 다룬 '형제'(탄탄글로벌네트워크)가 최근 출간됐다.

고인은 한반도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두고, 한반도 관련 특종기사로 20여 차례 상을 받았다. 2006년 중국 선양 특파원에 부임해서는 취재 환경이 척박한 동북 지역에서 늘 현장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기사를 쏟아냈다.

숨진 날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지린(吉林)성 일대를 순회하며 한반도 전문가들을 만나고 현지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하는 출장 취재를 진행 중이었다.

그는 2008년 12월 2일 아침 북한산 꽃게의 가격 폭락 실태를 다룬 기사를 송고한 후 취재를 위해 택시를 탔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길이 됐다. 택시는 빙판길에 미끄러졌다.

동생은 형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다. 죽음 과정이 석연치 않아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동생은 형의 사인을 추적하고자 형의 흔적이 남은 만주로 날아갔다.

그곳에서 그는 형의 혼을 위로하고, 형의 흔적을 찾는다. 그리고 죽음의 진상을 추적해가면서 모은 자료와 기록을 정리했다. 책에는 그런 동생의 노력이 자세히 담겼다.

고인의 동생인 조성우 작가가 쓴 이 책은 형의 사고와 관련해 수많은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시작된 동생의 험난한 여정과 진실을 찾기 위한 과정을 그렸다.

그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우리 민족과 통일에 대한 고인의 단상에서부터 형제애와 그를 통해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발전해가는 동생의 모습까지를 조명했다.

일간지 베이징 특파원을 지낸 최형규 순천대 교수는 "이 책은 한 언론인의 죽음에 대한 얘기"라며 "그러나 슬픔과 비통을 넘는 내재적 사유의 공간이 존재한다. 기자의 얼이 담겼고, 애잔하고 튼실한 형제애가 굽이친다"고 평했다.

24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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