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정치권, 총선 변수에 따른 각 정당 셈법은
총선모드 돌입…목표 및 전략 차이도
동부 주요지역 후보군 윤곽 드러나나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남 동부권 총선 후보군들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법정 기한이 4월 앞으로 다가온 선거구 획정과 중대선거구제 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 최대 이슈인 선거구제 개편과 전략에 대한 정당 간 입장차를 확인해본다.
'중대선거구제 개편?' 민주당 '난색' vs 국힘 '찬성'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은 중대선거구제 개편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전남 지역 국회의원 10석 모두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의석 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달갑지 않다. 특히 지역 관할 면적이 넓어지면 지역 대표성이 약화되고 농촌 소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전남에는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최필수 전남도당 홍보소통 실장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중대선거구제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각 지역의 민심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행 상태로 가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선거제 개편 논의가 이전보다 한발짝 나아간 건 사실이나 그동안 유야무야 돼온 만큼 내년 총선에서도 실행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반면에 국민의힘 전남도당은 지난 대선에서 역대 최고 지지율을 기록한 가운데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호남에서도 원내 진출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 중대선거구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도를 언급하고, 김진표 국회의장마저 지지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김화진 도당위원장은 "100% 찬성"이라며 "그동안 의석을 싹쓸이 해온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균형적인 안배를 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우려한 농촌지역 소외에 대해서는 "전남의 농촌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의 반발은 있겠지만 수도권이나 그 외 지역에서는 이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선거구제 개편은 불가피하다"고 단정지었다.
선거구제 개편을 찬성하는 건 진보당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달 도내 4개 지역구에 출마 후보를 확정한 진보당은 광역권을 하나의 선거구로 하는 '대선거구제'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다당제 정치 구조를 강조한 바 있다.
이성수 도당위원장은 "대선거구제는 기존 중대선거구제보다 훨씬 발전된 안이며 사표도 없게 만들고 실제 다당제가 열리게 할 수 있는, 세계에서 존재하는 선거구제 중 가장 발전된 안"이라며 "승자독식의 현행 소선거구제는 망국적 선거제도로 정치개혁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고 피력했다.
'총선 모드' 돌입한 정당별 목표 및 전략
진보당은 지난 달 말 도내 4개 지역구에 출마할 후보를 확정했고, 4월 안에 추가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진보당은 1년 3개월 남은 총선에 대비해 일찍이 민심 공략에도 나섰다.
진보당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선거구에 출마할 이성수 도당위원장은 당 둥글레봉사단과 함께 순천 오일장을 찾아 '차(茶) 봉사'로 유권자와 접촉하고 있다. 매일 새벽 5시에는 순천역을 찾아 '여수·순천발 서울 강남구 수서행 KTX 운행'을 위한 서명 운동 등을 겸하며 민심을 파악하고 있다.
이성수 도당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실제로 진보당이 대안의 정당으로 등장할 수 있도록 자력으로 당선되는 일이 목표"라며 "총선을 통해 거대 양당에 맞서는 대안 세력으로 진보의 대표성을 확고하게 정착 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생정치'에 강한 후보군으로 꾸려 총선에 돌입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은 무소속 돌풍에 참패했던 지난 지방선거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서 이번 총선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지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민생 정책'에 부합한 후보군을 낼 계획이다.
최필호 전남도당 홍보소통 실장은 "기존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지방선거에서 표출됐었다"며 "여전히 수권정당이란 견고한 자리가 있지만 지역민에 와닿는 정책을 펼쳐야지만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신정훈 도당위원장이 강조한 민생 정책, 정책 정당으로 변모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실행시킬 수 있는 실력있는 입지자들을 공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전남도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유리한 국비 예산 확보 등으로 민심을 파고들겠다는 구상이다. 전남지역 10곳에 모두 출마자를 내고 기세몰이에 나서기로 했다.
김화진 도당위원장은 "전남에 국비가 8조 7000억 원이 내려올 정도로 정부가 전남에 관심을 쏟고 있다"며 "전남도민의 정서도 이제는 민주화 이념보다는 지역발전이란 경제론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집권여당과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겠냐"고 자신했다.
'선수'로 나선 출마 예정자들, 윤곽 드러나나
순천의 경우 소병철 국회의원과 이재명 민주당 특보를 맡고 지난 해부터 지역에서 발품을 팔며 얼굴을 알려온 김문수 전 서울시의원이 총선에 뛰어들 전망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이정현 전 국회의원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이성수 진보당 도당위원장의 출마가 확실시 된 가운데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손훈모 변호사, 장만채 전 교육감, 서갑원 전 국회의원,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광양에서는 서동용 의원에 맞서 지난 총선에서 서 의원의 경선 상대였던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이용재 전 도의장, 진보당 유현주 광양시위원장 등이 출사표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인구수와 함께 의석수가 줄어들 수 있는 여수지역의 경우 주철현 국회의원, 김회재 국회의원, 권오봉 전 시장과 이용주 전 국회의원, 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조계원 전 경기도 정책수석, 진보당에서는 여찬 청년진보당 준비위원장 등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전남에서는 여수와 순천이 가장 치열한 전투가 될 것 같다"며 "특히 여수는 벌써부터 한자리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분구 가능성이 있는 순천은 자천타천 다수의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며 "현역에 맞선 후보군이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있어 역시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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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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