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유출' 부담됐나…취임 2년 바이든, 회견도 없이 사저로
미일정상회담 때도 회견 생략…우크라 탱크 지원 여부엔 "모든 도움 받을 것"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2년을 맞았지만, 기자회견도 없이 곧장 사저가 있는 델라웨어로 떠났다.
연초에 불거진 기밀문건 유출 사건으로 언론 앞에 서기가 부담스러운 심경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월 20일 46대 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날이 취임 꼭 2주년인데다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시점이어서 기자회견을 비롯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릴 것으로 예상이 됐다.
하지만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공개 일정은 전국시장회의에 참석한 초당파 시장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연설한 것이 전부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행사장에 1시간가량 참석해 50분 동안 마이크를 잡고 발언했다. 연설 동안 2명의 시장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하기도 했다.
그의 이날 연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서부터 미국 구조계획, 인프라법, 총기법 등 의회를 통과해 자신이 서명한 주요 법안까지 지난 2년간 국정 운영의 주요 사안들로 꽉 채워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은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지 2년이 되는 날"이라며 "여러분의 도움으로 우리는 많은 일을 해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대유행은 맹렬했다"며 생명과 경제를 앗아간 과거를 돌아봤고, 특히 "2년이 지난 지금 우리 경제 계획이 효과가 있고, 아래에서 위로 경제가 재건되고 있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자신의 경제 정책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또 "일자리를 수출하고 상품을 수입하는 데 지쳤다. 그래서 지금 일자리를 들여오고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게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의 경제 정책으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고 기업 투자도 급증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없다"고 자신감에 찬 모습도 보였다.
지난 반세기 동안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나온 지 50년이 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여성의 선택권을 위해 싸우겠다"고도 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작년 6월 낙태 금지 판결로 로 대 웨이드 시대의 종말을 고한 바 있다.
아울러 공화당이 거세게 비판하는 남부 국경문제 해결 노력을 언급하면서 "이민개혁 법안 통과를 위해 의회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6월 30년 만에 의회에서 통과된 총기 관련 법인 총기안전법에 서명했지만 돌격소총과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 조항이 빠져 지지층에 실망을 안겼던 바이든 대통령은 "공격용 무기를 금지할 것"이라며 의욕을 다지기도 했다.
언급한 현안이 적지 않아 회견을 대체한 듯한 분위기였지만 자신을 둘러싼 최대 이슈인 기밀문건 유출 건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마치고도 의례적인 공동 회견을 생략했다. 이때도 기밀문건 유출 사건 때문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는 회견을 꺼렸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사가 끝나고 자리를 떠나면서 동맹들의 대(對)우크라이나 탱크 지원 검토 문제에 대한 취재진의 즉석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우크라이나는 필요한 모든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50여 개국 국방 당국자 간 임시 협의체인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그룹(UDCG)은 이날 독일의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2 탱크 지원에 대해 논의했지만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미국도 현재 스트라이커, 브래들리 장갑차를 보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M1 에이브럼스 탱크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장행사가 끝나자 평소처럼 주말을 앞두고 백악관을 출발해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별장으로 향했다.
백악관 풀 기자단은 "(전용헬기 마린원 탑승을 위해 나온) 미소짓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악수를 나눴고, 질문을 외치는 기자들로부터 점점 멀어지며 마린원에 탑승했다"고 전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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