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표절? 북한 노래 편곡의 속사정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최근 각종 노래나 공연에서 현대적 감각을 많이 반영하기도 하고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죠?
◀ 차미연 앵커 ▶
북한노래 하면 흔히 생각나는 것과는 다른 풍의 곡도 많아서 이유가 뭘까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최근엔 표절 의혹도 제기됐어요?
◀ 기자 ▶
올해 북한의 신년경축공연에서 정홍란이 부른 노래가 우리나라 걸그룹 곡과 유사하다는 건데요, 두 노래 들어보시죠.
◀ 리포트 ▶
<우리를 부러워하라> 북한 가요, 정홍란 노래 <핑거팁> 여자친구 노래
간주 부분 몇소절 멜로디 전개에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면서 정홍란의 노래는 걸그룹 여자친구가 2017년에 발표한 핑거팁을 베낀 걸로 보인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강동완/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금 보시는 것처럼 두 개의 곡이 똑같은 음이름으로 표현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비슷하긴 하네요.
그런데 북한이 요즘 우리나라에 대해 잔뜩 날을 세운 상태잖아요.
정말 표절이 맞을까요?
◀ 기자 ▶
의도적인 표절이었는지 일부 구간 전개가 우연히 비슷한건지 알 수는 없는데요.
분명한 건 북한에도 K팝의 감각이 통용된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임진모/대중음악 평론가] "멜로디나 리듬이나 곡의 전개에 만약에 유사성이 존재한다면 실제로 북한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K팝이 퍼지고 있다는 얘기죠."
K팝뿐 아니라 흑인음악 장르의 하나인 R&B나 서방세계 노래를 떠올리게 하는 곡도 자주 선보이는데요.
[북한 정권수립 74주년 기념 공연/2022년 9월]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이런 노래를 대거 선보인 정권수립 기념일 공연을 두고 참신한 편곡이었다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정홍란이 부른 노래도 원래는 이런 분위기의 노래가 아니었다죠?
◀ 기자 ▶
우리를 부러워하라는 제목의 이 노래 원곡은 지금처럼 빠른 비트의 노래는 아니었는데요.
<우리를 부러워하라> 원곡 <우리를 부러워하라> 2023년 1월
이후 청봉악단이 빠른 박자의 노래로 편곡을 했고, 이번에 다시 편곡해서 무대에 올린 겁니다.
다만 노골적으로 최고 지도자를 찬양하는 내용의 가사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 김필국 앵커 ▶
기존에 있던 노래를 새롭게 편곡해서 다시 내놓는 일이 요즘 자주 있는 것 같습니다.
◀ 기자 ▶
김정은 시대 그런 흐름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은 듯 한데요.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사상적인 건 대를 이어서 가고 싶은데 음악 같은 경우에는 편곡으로 나타나는 것이고요. 비트 빠르게 하고 화려하게 하는 것은 일반적인 특징이에요."
북한 국가를 소울 풍으로 편곡해 부르기도 하고, 전자악기의 빠른 비트를 강조한 편곡도 많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런 식의 편곡, 이유가 있겠죠?
◀ 기자 ▶
이런 편곡이나 무용수들의 화려한 춤, 그리고 현란한 영상편집 등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문물에 물들지 않도록 선전 방식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과도 맥을 같이하는데요.
구태의연한 선전내용, 알맹이는 그대로인 채 겉껍질만 바꾸려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의 하나라는 진단도 있습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뭔가 새로운 걸 보여줘야 되는데 이게 세계적인 추세로 가면서 아랫동네(남한)도 아니면서 김정은 시대 걸 해줘야 되면 뭐지? 라는 고민 속에 나오는 거죠."
결국 이면에는 주민들의 사상을 틀어쥐기 위해서 안간힘을 쏟는 북한 당국의 고민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세로 기자, 수고했습니다.
김세로 기자(ser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4776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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