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오디세이]우주쓰레기 비상① '그래비티' 현실 될라
기사내용 요약
새해 벽두부터 벌어진 '위성 추락 소동'…기우일까 실제 위협일까
지구 궤도 도는 인공우주물체 2.6만개…73%는 '우주 쓰레기'
국제우주정거장·인공위성 등 파편 충돌 위험에 회피 기동 多
추락 우주 물체도 4배 급증…'1만분의 1' 인명 피해 확률 우려도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역사상 최고의 우주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그래비티'. 허블 우주 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로 우주 미아가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근 들어 지구를 둘러싼 우주 쓰레기의 양이 급증하면서 10년 전 개봉했던 SF(공상과학) 영화 속의 일이 점차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단 우주 공간에서의 충돌뿐만 아니라 우주 쓰레기의 규모가 보다 커지면서 대기권에서 미처 소멸되지 못한 잔해들이 지구로 떨어지는 일도 빈번해지는 추세다.
美 위성 한반도 추락 가능성에 '우주 쓰레기' 공포…"지구에도 토성 고리 생길라"
우주 쓰레기, 지상까지 위협한다…지난해 추락 우주 물체 4배 급증
우주 쓰레기의 위험성에 관한 가장 유명한 이론은 지난 1978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학자인 도널드 케슬러가 주장한 '케슬러 증후군'이다. 수명 종료 인공위성과 같은 우주 쓰레기와 부딪혀 파괴된 위성이 새로운 쓰레기를 만들고, 이것이 또 다른 위성을 위협하는 연쇄적인 악순환을 낳아 종래에는 우주 쓰레기들이 마치 토성의 고리처럼 지구를 감쌀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케슬러 증후군이 처음 제시됐을 때에는 대부분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 중력에 잡혀 떨어지면서 대기권에서 소멸될 것이라는 반박에 부딪히며 다소 무시를 받았으나, 최근에는 이같은 주장이 기우가 아닐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우주 쓰레기는 흔히 생각하는 실제 인공위성 크기의 거대한 파편 뿐 아니라 1㎝도 안되는 작은 크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작은 크기의 쓰레기도 총알 속도의 10배에 달하는 초속 8㎞ 이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만큼 그 위험성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우주물체의 수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환경감시기관에 따르면 '그래비티'가 개봉했던 지난 2013년 등록된 인공우주물체(추락+미추락)는 총 3만9497대였는데, 10년이 지난 현재에는 5만5132대로 약 1.5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19일 기준 지구 궤도상에 존재하는 인공우주물체는 총 2만6662개인데, 이 가운데 실제로 운영 중인 인공위성은 7270대에 그친다. 나머지는 운영 종료된 인공위성 2934대, 위성 등의 잔해물 1만6458개다.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물체 중 약 73%가 우주 쓰레기인 셈이다.
이처럼 우주 쓰레기가 급증하며 실질적인 위협도 커지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는 지난 1999~2020년 사이 29차례에 걸쳐 우주 쓰레기 회피 기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이같은 회피 기동이 보다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2차례의 회피 기동과 함께 ISS에 머물고 있던 우주인 3명이 비상 사태를 대비해 지구 귀환 준비를 하기도 했고, 2021년에도 인공위성 파편이 다가오며 우주인들에게 ISS에 도킹된 우주선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지난해에도 위성 파편의 접근으로 약 5분 간의 회피 기동이 이뤄졌다.
우주 쓰레기의 위협을 받는 것은 ISS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초에는 유럽우주국(ESA)의 지구관측위성 '센티넬-1A'가 파편 충돌을 가까스로 회피했고, 2021년에는 우리나라의 '아리랑 3호' 위성이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 위기에 급격히 고도를 높이는 회피기동을 실시했다.
최근 미국 위성 ERBS 추락 사례에서 보듯 우주 쓰레기의 위협은 지구 궤도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까지 번지고 있다. 쓰레기의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대기권에서 미처 불타 없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추락하는 인공우주물체의 증가세는 궤도 내 우주쓰레기보다 더 가파르다. 지난 2021년 534개였던 추락 물체가 2022년에는 2444개로 4배 이상 폭증했다. 물론 대부분의 우주추락물체는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강한 열에 의해 불타 소멸되고, 설령 떨어진다 해도 이번 ERBS처럼 지구의 70% 이상을 덮고 있는 바다 위로 떨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확률이 '0'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나사는 이번 ERBS의 인명 피해 가능성이 9400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는 "복권도 당첨되고 벼락도 맞는데 이 정도 확률이면 충분히 위험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ERBS 외에도 우주 쓰레기 추락 문제는 매년 반복되고, 실제로 인구 거주지에 떨어지는 위험을 야기하기도 했다. 우주정거장 모듈을 운송하기 위해 수차례 발사된 중국의 '창정' 로켓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2020년 3월에 발사됐던 창정 3B호는 직경 2m 가량의 잔해가 중국 내륙에 떨어졌고, 같은 해 5월에는 추락한 창정 5B호 파편 일부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떨어지며 건물을 파손시켰다. 해상으로 떨어진 파편까지 더하면 창정 호 잔해물의 추락 사례는 훨씬 더 많다. 지구로 떨어진 창정 5B호의 잔해물은 평균적으로 무게 20톤, 길이 30m, 직경 5m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우주 쓰레기의 위협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우주 쓰레기 감시, 발사체 개발 단계에서부터 파편 최소화, 국제 협력 및 가이드라인 확립을 통한 우주 쓰레기 감축, 포집 위성 등을 통한 쓰레기 직접 제거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민간기업 중심의 우주 개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확실한 강제성이나 기준이 되는 규범이 마련돼있지 않은 만큼 우주 쓰레기 대책 마련에는 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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