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리뷰]논란의 카톡 '톡서랍' 써보니…폰 침수돼도 데이터는 '뽀송'

남해인 기자 2023. 1. 21.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가 자동으로 카톡 데이터 보관
정기결제 '개미지옥'…데이터 쌓이면 요금제 올려야 할 수도
카카오톡 채팅방 화면 갈무리. ⓒ 뉴스1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해 7월이었다. 카카오톡으로 업무를 보는 김모씨(26)는 비에 흠뻑 젖은 스마트폰 화면 위로 두 엄지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였다. '타다다다다닥'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유난히 그의 귀를 때리던 그때, 스마트폰은 검은 화면을 내보이며 기구한 운명을 맞이했다.

기구한 운명을 맞은 건 폰이 아니라 그였다. 카카오톡 메시지로 받고 미처 백업해두지 못한 파일들이 머릿속에 스쳐 갔다. "제발... 제발..." 그는 손을 바들바들 떠는 채로 노트북을 켜고 'PC카톡' 대화창을 열었다. 파일을 눌렀다. 결국 마주한 청천벽력 같던 한 마디.

"파일이 만료되었습니다"

논란의 카톡 '톡서랍 플러스(톡서랍)'를 써봤다. 카카오톡 서비스 중 대표적인 유료서비스인 '이모티콘 플러스' 대비 존재감이 덜했던 톡서랍은 지난 6일 단숨에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보상 의미로 카카오는 '마음 패키지'를 지난 5일 이용자들에게 제공했다. 이 패키지에 포함됐던 톡서랍 1개월 이용권에 정기 결제 약정이 포함된 게 문제였다.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한 뒤 자동 유료 결제로 이어지게 하는 점을 두고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 내 '더보기' 화면 갈무리. 왼쪽 하단에 '톡서랍' 이 있다.ⓒ 뉴스1 남해인 기자

◇사진·파일 등 카톡 데이터 자동 보관…써보니 '편리'

톡서랍 플러스는 클라우드다. 영어로 '구름'을 의미하는 클라우드는, 인터넷상의 서버에 자료, 사진 등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클라우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외장 하드'와 같은 셈이다.

기자는 이번 마음패키지 1개월 이용권을 제공하는 100GB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먼저 톡서랍의 가장 큰 장점은 카톡으로 주고받은 메시지, 파일, 사진 등 모든 데이터를 따로 저장해두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여러 채팅방에 흩어져 있는 사진, 동영상, 파일, 링크, 연락처 등 디지털 자산들을 톡서랍이 자동으로 백업해두기 때문이다.

백업된 데이터는 메신저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톡서랍 전용 화면에서도 볼 수 있다. 톡서랍은 PC카톡 버전도 제공한다.

사진과 파일을 채팅방별로 따로 볼 수 있는 점은 편리했다.

사진과 파일을 채팅방별로 따로 볼 수 있는 점도 편리했다. 카톡에서 주고받은 파일과 사진을 확인하는 화면 상단에 단체 채팅방이 나열돼 있다. 채팅방 이름을 클릭하면 해당 채팅방 안에서 주고받은 사진·파일만 뜬다. 원하는 걸 찾기 위해 하염없이 스크롤을 내리는 번거로움이 줄었다.

카카오톡으로 업무 메시지와 자료를 주고받는 이용자에게 톡서랍은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톡서랍은 일반적인 클라우드 기능도 제공한다. 카카오톡 내 데이터 뿐만 아니라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이 이용자가 파일을 업데이트 해두면 보관해주는 '드라이브'가 있다.

카카오톡 '톡서랍 플러스' 화면 갈무리. 카톡 톡서랍은 △100GB 월 1900원 △250GB 월 3900원 △500GB 6900원 △1TB 8900원 등 총 4개의 요금제를 운영한다. ⓒ 뉴스1 남해인 기자

◇1900원 요금 타사보다 저렴하지만…정기 결제 '개미지옥'

카톡 톡서랍은 △100GB 월 1900원 △250GB 월 3900원 △500GB 6900원 △1TB 8900원 등 총 4개의 요금제를 운영한다.

가격은 톡서랍이 타사 서비스보다 대체로 저렴한 편이다. 비슷한 클라우드 서비스인 네이버 '마이 박스'는 △30GB 무료 △80GB 월 1650원 △180GB 월 3300원 △330GB 월 5500원 △2TB 월 1만1000원 요금제를 제공한다. 애플 아이클라우드는 △50GB 월 1100원 △200GB 월 3300원 △2TB 월 1만1100원이다.

기자 본인은 7년 치 사진 등 약 400GB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아이클라우드에 보관하고 있다. 아이클라우드의 경우 선택지가 세 개밖에 없는데다 아이클라우드와 애플 기기의 연동성 좋아 울며 겨자 먹기로 2TB 저장 공간을 구독해왔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지 10년이 다 돼가지만 매달 1만1000원의 가격엔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이에 비해 톡서랍이나 마이 박스는 합리적으로 구독할 수 있지만, 이용자는 정기 결제의 늪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구독을 해지한다면 그동안 보관해온 데이터는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다. 외장 하드를 구입해 주기적으로 옮겨놓을 수도 있지만, 클라우드가 자동으로 데이터를 백업해주는 데 익숙해진다면 '과거'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점점 데이터가 쌓이면 요금제를 높여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톡서랍은 기본적인 클라우드 드라이브 기능에다 카톡 데이터 백업 기능까지 포함한 서비스기 때문에 더 큰 용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편리함에 길들여져 서비스를 포기하지 못하고 어느새 1만원가량을 매달 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hi_na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