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외교관' 이재용, 만수르부터 퀄컴 CEO까지…빛나는 인맥

동효정 기자 2023. 1.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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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만수르 부총리·퀄컴 CEO와 어깨 두드리며 악수
새로운 한·일관계 구축 출발점 역할 가능성도

[바라카=뉴시스] 전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랍에미리트 부총리가 1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1.16.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오너 3세로서 상속받은 것은 단순히 주식 지분만이 아니었다. 이 회장은 고(故) 이병철 창업 회장과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이 '삼성'의 이름으로 쌓은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며 사업 보국에 나서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6박8일간 UAE(아랍에미리트)·스위스 순방 내내 경제사절단으로서 인맥을 통한 경제 외교를 적극 지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에 총무그룹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기획팀 경영전략담당 상무와 전무,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부사장과 사장, 부회장을 거치며 글로벌 기업 CEO와 정치인 등 세계 유명인사와 폭넓게 교류하며 탄탄한 인맥을 쌓았다.

그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를 무대로 현장경영에 나섰고 정부 움직임에 발맞춰 '민간외교관'을 자처하며 한마음으로 뛰고 있다.

UAE 방문에서는 세계적인 부자로 유명한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과 이 회장의 친밀한 모습이 화제가 됐다.

UAE의 바라카 원전 3기 가동식에 참석한 이 회장은 옆자리에 앉은 만수르 부총리와 어깨를 맞대고 앉아 환하게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이 바라카 원전 시공사로 참여해 이날 귀빈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이 회장은 아부다비 인근에 건설 중인 '탄소제로 도시' 마스다르시티에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지난해 12월에도 UAE를 찾을 정도로 UAE와의 인연이 깊다.

모하메드 대통령과는 그가 왕세제였던 시절부터 교류를 쌓아왔다. 지난 2019년 초 모하메드 당시 왕세자가 방한하자 이 회장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 라인을 직접 안내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스위스에서도 이 회장의 인맥은 빛을 발했다.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아메론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 시작 전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 치며 아는 체를 했고 이들은 반갑게 대화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윤 대통령에게 다가가 아몬 CEO와 퀄컴을 직접 소개했다. 아몬 CEO와 인사를 나눈 윤 대통령은 "반갑다. 한국 사람 중 퀄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몬 CEO가 경영하는 퀄컴은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에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납품한다.

이 회장은 2011년 11월 미국 출장 때, 아몬 CEO는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한 때 서로 회사를 찾았다.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IBM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의 고객사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팻 겔싱어 인텔 CEO와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 등도 이 회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인들이다.

겔싱어는 지난해 5월 방한 때 이 회장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삼성과 인텔은 차세대 메모리 제품 개발을 위해 오랜 기간 메모리와 CPU 간의 호환성 테스트를 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다보스=뉴시스] 전신 기자 =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서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3.01.18. photo1006@newsis.com


이날 이 회장은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그룹 회장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일본 게이오대 유학파 출신으로 일본어에 능통해 일본 재계와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에도 민간 차원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남동 승지원(삼성그룹 영빈관)에서 히가시하라 회장을 만났다. 당시 그는 한일 기업간의 교류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과 양사 간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했던 2019년 일본으로 직접 출장을 떠나 규제 품목 물량을 확보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일본 재계로부터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을 받아 도쿄에서 열린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개막전을 참관했다.

한일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행사에 참석하면서 양국이 중요한 사업 파트너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이에 이 회장이 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한일 협력 관계 구축에 맞춰 민간 차원의 교류의 출발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쌓은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계승은 물론 새롭게 맺은 인맥을 활용해 삼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면서 "선대 회장의 사업 보국 이념에 따라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앞장서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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