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자식들 다 온다네요"…설 코앞 전통시장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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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자식들이 다 온다고 해서 좋은 고기를 먹이려고 1시간이나 걸려서 여기까지 왔어."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번째 설 명절이 시작된 가운데, 서울 시내 전통시장은 명절 먹거리를 사러 나온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경기 군포에서왔다는 정순자(78)씨는 "올해는 자식들이 다 온다고 해서 좋은 고기를 먹이려고 1시간이나 걸려서 여기까지 왔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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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동대문구 전통시장 일대는 명절 분위기 물씬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 경기도에서 오기도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 4.1%↑ 2003년 이후 최대
손님들은 상차림 간소화, 상인들도 덩달아 근심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올해는 자식들이 다 온다고 해서 좋은 고기를 먹이려고 1시간이나 걸려서 여기까지 왔어."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번째 설 명절이 시작된 가운데, 서울 시내 전통시장은 명절 먹거리를 사러 나온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지난 20일 오후 찾은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은 '명절 대목'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았다. "얼마냐"는 손님들의 질문과 "하나 더 얹어 줄 테니 여기서 사라"는 상인들의 줄다리기가 곳곳에서 이어졌고, 배달할 물건을 가득 실은 퀵서비스 오토바이는 중앙통로를 줄줄이 가로질렀다.
저마다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끌고 온 고령의 고객들은 연신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값싸고 싱싱한 식재료를 찾아 다녔다.
좋은 고기를 취급한다고 입소문을 탄 한 정육점 앞에는 30m 가까이 되는 줄이 늘어서 있었다.
경기 군포에서왔다는 정순자(78)씨는 "올해는 자식들이 다 온다고 해서 좋은 고기를 먹이려고 1시간이나 걸려서 여기까지 왔다"며 웃었다.
정씨 뒤에 줄을 서있던 이광희(80)씨도 소고기를 사기 위해 경기 안양에서 이곳까지 왔다. 이씨는 "시장에 오니 명절 분위기가 물씬 난다"며 "가격은 부담되지만, 오랜만에 자식들이 찾아오는 만큼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설을 앞두고 먹거리 물가도 크게 올라 재래시장임에도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씨는 소고기만 사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는 "1000원하던 시금치가 3천원이 됐고 3000원하던 쪽파와 고사리도 이제는 6000원을 받는다"며 "작년엔 (차례상 비용으로) 20만원 정도 쓴 것 같은데 이번엔 30만원 넘게 쓴 것 같다"고 전했다.
박소희(61)씨는 "3개 살 것을 1개만 산다"며 "곶감도 놔야 하는데 비싸서 이번에는 곶감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는 양을 줄여도 작년엔 30만원 들었던 차례상 비용이 올해에는 35만원은 넘을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국물가정보가 지난 12일 발표한 전통시장 설 차례상 비용은 전년보다 4.1% 상승한 25만45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손님들이 지갑을 닫자 상인들도 덩달아 근심이 커졌다.
3평 남짓한 가게에서 의성 마늘을 파는 조모씨는 가게 안쪽에 1.5m 높이로 쌓인 마늘을 가리키며 "한 차 가득 실어 들여오면 명절 대목에는 5~6일이면 다 파는데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며 "경제가 안 좋은 건 장사하는 사람이 제일 먼저 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약재를 파는 최모씨는 "가족이 먹을 차례상에는 무리해서라도 비싸고 좋은 음식을 올리려고 하는데 한약재는 확실히 덜 사 간다"며 "대목에 안 팔리면 앞으로는 더 안 팔리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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