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다리 휘어진 차례상 NO…마음과 정성이 중요"

곽상훈 기자 2023. 1.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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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근 한국유교문화진흥원장(이하 한유진)은 20일 설 명절을 앞두고 <뉴시스> 와 가진 인터뷰에서 설 차례상 간소화 제안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정 원장이 말하는 설 차례상 간소화는 한마디로 차례상을 벅적지근하게 차릴 수 없는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정 원장은 예를 돌이켜보면 차례나 제사를 간소화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면서 "차례상 간소화 제안은 이 같은 예의 원류를 제대로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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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정재근 한국유교문화진흥원장, 차례상 간소화 “죄책감 안 들게 하면 돼”
“부모 잘 모신다는 과시용 돼서도 안 돼…예의 원류 제대로 알려야 할 때”

정재근 한국유교문화진흥원장이 20일 <뉴시스>와 만나 설 차례상 간소화 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 01. 21 kshoon066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논산=뉴시스]곽상훈 기자 = “상다리를 부러지게 차리는 걸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차리는 사람의 정성이 깃들어 있고 자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에게 죄책감을 줘서는 안 된다”

정재근 한국유교문화진흥원장(이하 한유진)은 20일 설 명절을 앞두고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설 차례상 간소화 제안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정 원장이 말하는 설 차례상 간소화는 한마디로 차례상을 벅적지근하게 차릴 수 없는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차례상을 차릴 여건이 안 되고 할 수 없는 사람에게 경쟁이라도 하듯 벅적지근하게 차리는 것은 과시용에 불과하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가족에겐 책무가 있지만 며느리, 딸, 아들이 됐든 간에 차례상을 근사하게 차리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부모 잘 모신다는 과시용이 돼선 안 된다”

정 원장은 예를 돌이켜보면 차례나 제사를 간소화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면서 “차례상 간소화 제안은 이 같은 예의 원류를 제대로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설 차례상은 송편 대신 떡국을 올리는 것만 빼고 지난해 제시한 추석 차례상 진설도와 같다는 게 진흥원의 설명이다.

과일의 경우 4~6가지를 놓으면 되고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그만둬도 된다는 것이다.

작년 추석 차례상 간소화 제안 이후 국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정 원장은 시대가 변한 만큼 각자의 사정에 맞게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로 가서 죄책감을 일게 해서는 안 된다는 쪽과 이렇게 가다간 우리의 예를 지키는 근본이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예의 기본 전통은 더 보존돼야 한다. 이를 보존해야만 바뀐 게 제대로 된 것인지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종손이 지내는 제사나 불천위 제사(나라에서 허락한 신위)와 같은 경우는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고 지원해야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지내는 차례상과 제사상은 현대에 맞게 간소화하도록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통 예절에 대한 자료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원형을 보존하는 일이 진흥원의 주목 업무 중 하나다”라고 했다.

설 차례상 진설도. 2023. 01. 21 *재판매 및 DB 금지


정 원장은 “지금까지는 추석, 설 차례상 간소화로 시작했지만 예의 현대화 간소화는 앞으로 계속돼야 한다”고 하면서 “다음번 과제는 어렵더라도 제사와 관련해 오는 9월까지 간소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중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고 한 그는 “문중과 대화를 갖고 전국세미나 등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고 했다.

한편 한유진은 올해 ‘K-유교’ 대중화, 세계화에 앞장설 방침이다. 매년 개최해온 ‘충청유교국제포럼’을 ‘K-유교국제포럼’으로 명칭을 변경 개최해 한국 유교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정 원장은 “유교문화를 세계화하려면 인류 공통이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의 보편성과 2000년 역사의 특수성을 찾아낸다면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세계화와 산업화를 일궈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유진은 올해부터 한국예학 DB 및 활용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전국에 있는 예학 문헌을 조사, 번역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한국 예학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대중과 공유키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hoon066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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