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750만원인데 카드값 다 못내요” 리볼빙 잔액 사상 ‘최대’[머니뭐니]

2023. 1. 2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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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가 무이자 할부기간 한도를 3개월 이하로 대폭 줄이면서 장기 분할결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리볼빙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리볼빙이나 무이자 할부가 모두 '분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서비스 아니냐"며 "당장 목돈을 결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소비자들이 무이자 할부를 많이 이용해왔는데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조금씩 축소되자 선택의 여지가 없어 리볼빙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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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 대신 리볼빙 활용
막 썼다간 신용점수 ↓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 연봉이 1억원이 넘는 한 직장인 A씨는 최근 결제금액 50%만 납부하고 나머지는 이월하는 ‘리볼빙’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카드사가 무이자 할부기간 한도를 3개월 이하로 대폭 줄이면서 장기 분할결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리볼빙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한 번에 큰 돈이 들어가는 교육비, 골프 비용은 분할결제를 할 수밖에 없는데 무이자 할부가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리볼빙을 신청해뒀다”고 설명했다.

국내 카드사의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여유 잔고가 없는 서민들은 물론이고, 고소득자들 사이에서도 커질대로 커진 씀씀이에 리볼빙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카드사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무이자 할부 기간 한도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카드사 한도 줄이자 연봉 높아도 리볼빙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26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새 19.4%(1조1797억원)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리볼빙은 이달 결제해야 할 카드값의 일부를 다음 달로 넘겨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결제 금액 비율은 카드대금의 10~100% 범위 내에서 10% 단위로 조정이 가능하다. 최대 90%까지 이월할 수 있으며, 연체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단, 20% 전후의 높은 수수료가 부과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의 리볼빙 수수료는 4.5~19.9%에 이른다.

출처 :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
[연합]

리볼빙이 늘어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를 대폭 축소하며 분할 결제 수요가 리볼빙으로 넘어간 영향이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리볼빙이나 무이자 할부가 모두 ‘분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서비스 아니냐”며 “당장 목돈을 결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소비자들이 무이자 할부를 많이 이용해왔는데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조금씩 축소되자 선택의 여지가 없어 리볼빙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고소득자들까지 리볼빙 사용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무이자 할부보다 수수료가 비싸긴 하지만, 커진 씀씀이를 줄이는 대신 장기 분납결제를 할 수 있어 리볼빙을 신청하는 것이다. 리볼빙 수수료는 카드사별로 조금씩 다르며, 신용등급에 따라 다른 수수료가 부과된다.

여기에 리볼빙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대출 규제에 포함되지 않다 보니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은 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리볼빙과 현금서비스는 이에 해당되지 않으니 대출 대신 결제 시기를 늦추는 것이다.

리볼빙 막 썼다간…신용점수에 ‘악영향’
출처 :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

하지만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리볼빙을 남용했을 땐 더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리볼빙을 연체할 시엔 20%에 달하는 연체이자율을 또 지불해야할 뿐 아니라, 신용점수 악화되고 카드 한도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의 연체이자율은 6.9~20%에 달한다. 통상 15~20% 정도의 리볼빙 수수료를 지불해야 해 내달 결제 대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또 한 번 연체가 시작될 시 더 큰 연체 수수료를 감당해야 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서 신용점수가 바로 떨어지진 않지만 장기화될 시 신용점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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