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내 인생’…어르신들의 ‘인생 그림책’
[앵커]
이번 설 명절 때 부모님 오랜만에 뵙는 분들 계실 텐데요.
묵묵하게 살아오신 우리 부모님들, 하지만 가슴 속에는 하고 싶은 인생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꼭 있다고 합니다.
70대 어르신들의 인생 그림책 전시회에 김건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여든을 바라보는 정계이 할머니, 황혼의 나이에 천금 같은 선물을 얻었습니다.
가슴 한구석에 담고 살았던 자신의 이야기가 얼마 전 '인생 그림책'이라는 형식으로 출간된 겁니다.
["등잔불 밑에서 온 식구가 둘러앉아 저녁 먹던 시절."]
등잔불에 머리를 태운 일, 졸린 눈을 비비며 반딧불이를 잡으러 다니던 것하며 시계조차 귀해 지나가는 정기 여객선을 보고 시간을 가늠하던 남해 섬마을에서의 그 시절 이야기를 후손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정계이/경기도 고양시 백석동 : "앞만 보고 살아왔어요. 아무것도 그냥 생각 없이 살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이렇게까지 살았어요, 지금…. (잘 살았다고요?) 네…."]
95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남편과 세 식구가 살아가며 느끼는 희로애락, 어느새 씩씩하게 자라난 손자와의 좌충우돌했지만 행복했던 추억, 동네 실개천에서 오고 가고 피고 지는 동식물을 관찰하며 느낀 경이로움도 모두 한 권의 인생 그림책이 됐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인생 그림책 9권과 별도의 시집, 수필집은 고양시립 도서관 19곳에서 앞선 4년의 작품들과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이예숙/그림책 작가 : "1차적으로는 창작하신 작가님들의 삶이 풍성해지실 테고, 2차적으로는 지역 분들도 '아, 이런 세계가 있구나! 우리도 한번 해 보면 좋겠다.' 하고 삶이 더 풍성해질 것 같아요."]
글과 그림을 통해 나와 나의 인생을 되돌아본 것 자체가 그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었다고 인생 그림책 작가들은 말합니다.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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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kun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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