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엔비디아·테슬라…’ 뉴욕증시, 구글 대량해고 불구 빅테크 중심으로 상승 마감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1. 2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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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vs 반등’ 투자 롤러코스터
20일 반도체 3%·나스닥 2.7% ↑
알파벳, 1만2000명 해고 발표
다음주 마소·테슬라 실적 주목
미국 국채·달러 값은 하락 마감
빅테크 인력감축 물결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20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 마감했습니다. 주 중반에 침체 불안감이 번지면서 증시 하방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분위기였지만 저점 매수세 역시 꾸준히 유입되는 모양새입니다. 통상 주식시장에서는 기술주로 대표되는 성장기업들 주가가 하락장에서는 급락하지만 상승장에서는 다른 부문보다 먼저, 더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뉴욕증시가 대세적 반등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 앞서 몇 가지 변수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다음 주부터 줄줄이 실적 발표에 나서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말일에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1월 31일~2월 1일)를 엽니다.

20일 뉴욕증시 마감
20일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상승폭이 큰 순서대로 보면 기술주가 이날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와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3.11%, 2.66% 올라섰습니다. 다음으로는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89%, 중소형주 중심인 러셀2000 지수가 1.69% 상승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00% 올랐습니다.

시장 변동성 지수는 다시 20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뉴욕증시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3.51% 떨어진 결과 19.80 을 기록했습니다.

S&P 500 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총 11개 부문 모두 상승세였습니다. 부문 별로 보면 커뮤니케이션(3.96%)과 정보기술(IT·2.72%), 임의 소비재(2.46%) 업종 순으로 오름폭이 가장 컸고 헬스케어(0.57%)와 유틸리티(0.59%), 필수 소비재(0.81%) 업종은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았습니다. S&P 500 지수는 미국 주요 기업 500곳으로 구성된 지수인데 주식시장을 통틀어 상장기업들 시가 총액의 80%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빅테크 20일 주가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넷플릭스(NFLX ↑8.46%)에 이어 엔비디아(NVDA ↑6.41%), 알파벳(GOOGL ↑5.34%), 테슬라(TSLA ↑4.91%), 아마존(AMZN ↑3.81%) 순으로 주가가 올랐습니다. 넷플릭스는 전날 뉴욕증’시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7% 오른 후 20일에도 상승 흐름을 이었습니다. 회사가 전날 증시 마감 후 분기 실적을 발표 했는데 작년 4분기 주당 순이익(EPS)는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구독자 수가 770만 명 늘어나 예상치(460만 명)를 훌쩍 넘기면서 투자 기대감이 돌았습니다.
미국 빅테크 올해 해고 발표 현황/자료=layoffs.f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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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은 정리 해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매수세를 끌었습니다. 이날 회사는 인력 모집과 핵심 외부 사업, 부사장 직급 등을 포함해 여러 부서와 직급, 해외 지점을 통 틀어 총 1만2000명을 해고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번 주 초반 마이크로소프트도 1만명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는데 해고 규모가 8년 만에 최대였습니다. 아마존도 올해 1만8000명 해고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술 대기업들의 긴축 경영이 비용 절감·순이익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주식을 사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대형 기술 기업들은 이미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다음 주부터 줄줄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대표적으로 오는 24일 마이크로소프트, 25일 테슬라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한편 이날에는 미국 기존주택판매 지표가 발표됐는데 집 값이 반등을 앞두고 있다는 희망 섞인 분석이 따랐습니다. 20일 미국부동산중개인연합회(NAR)가 낸 ’월간 기존주택판매‘를 보면 연간 기준으로 작년 12월 미국 기존주택판매(503만가구)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17.9% 감소했습니다. 연간 기준 11개월 연속 줄어든 셈인데 NAR 가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긴 시간 연달아 거래가 위축됐습니다.

월간 기준으로 작년 12월 미국 기존주택판매는 전달인 11월보다는 1.5% 감소했습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월간 -3.4%) 보다는 감소폭이 작았습니다. 집 값을 보면 작년 12월 미국 기존주택가격(중간값 기준)은 36만6900달러를 기록해 6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다만 미국 주택시장 반등 희망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NAR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 주간 모기지론 금리가 하락세이고 거래량과 집값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낙폭이 점점 좁혀지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최악의 상황이 끝나간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분석의 근거로는 거래가 위축된 건 맞지만 단순히 수요가 줄어서라기보다 공급이 적다는 점이 꼽힙니다. 작년 12월 매물로 올라왔거나 계약이 진행 중인 기존 주택은 총 97만가구로 지난 달보다 13.4% 줄었고 현재 재고 상태만으로 보면 2.9개월치입니다. 작년 부터 대출 금리가 뛰었지만 이미 집을 소유한 사람들의 모기지론(미국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4% 를 살짝 밑도는 수준이어서 관망할 여유가 있다는 현장 진단이 나옵니다.

최근 모기지론 대출 금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수요가 소폭 늘어나는 분위기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모기지론 상품인 30년 만기 모기지론 금리(고정금리 평균치) 는 지난 주 6.15%를 기록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이달 13일로 끝난 주간 주택 매수를 위한 모기지론 신청(계절 조정 기준) 건수는 직전 주간보다 25% 늘었습니다.

당장 지표는 안 좋지만 추후 시 반등 희망감을 반영하듯 주택건설업체들도 이전보다 낙관적으로 돌아섰습니다. 이번 주 미국주택건설협회(NAHB) 발표에 따르면 ’2023년 1월 미국 주택시장지수‘는 35를 기록해 전달(31)보다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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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주요 국채 가격이 떨어진 결과 수익률이 올라섰습니다. 20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1bp(=0.01%p)오른 4.72%,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bp 오른 4.14%,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9bp 오른 3.48%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연방 의회를 향해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높여주지 않으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고 이는 곧 글로벌 금융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또 다시 촉구했습니다. 재무부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앞서 특별 조치 시행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같은 날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약보합으로 거래됐습니다. 주요 6대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 59분 기준 0.016% 하락한 101.99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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