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랜드 MV 감독서 비비지 디렉터로…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종완
걸그룹 모모랜드의 ‘뿜뿜’ 뮤직비디오는 예쁜 척하지 않는다. 유쾌한 분위기 속, 멤버 개개인이 가진 끼를 마음껏 발산한다. 예쁜 척하지 않는 뮤직비디오 속 모모랜드는 귀엽고 깜찍하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종완은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이다. 유튜브 조회수 5억 회를 넘은 모모랜드의 ‘뿜뿜’ 뮤직비디오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그는 현재 빅플래닛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걸그룹 비비지와 비오 등을 담당하고 있다. 문화일보 ‘K팝의 탄생’ 비주얼편 취재차 그를 만났다.
-이제 뮤직비디오는 안 찍는 건가
"네. 비오의 ‘러브미’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뮤직비디오 연출은 은퇴했어요. 지금은 빅플래닛메이드에서 이번 달 말 컴백하는 걸그룹 비비지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분야를 옮긴 건가
"모모랜드 작업을 하면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 들었는데요. 모모랜드 작업 당시 제가 대표님을 설득했거든요. 다른 걸그룹들 따라하지 말고 발랄하고 에너지 좋은 친구들의 모습을 잘 살려보자고. 그런데 그게 잘 됐고, 자신감이 붙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이제 ‘왜’가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해요. 예전엔 ‘우리 언니, 오빠가 예쁘면 돼’였는데 이제는 ‘왜’가 중요합니다. ‘왜 우리 언니, 오빠가 이런 음악을 냈지? 왜 이런 옷을 입혔지?’ 여기에 답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비비지는 어떻게 디렉팅했는지 궁금하다
"‘여자친구’가 공원 데이트에도 만족하는 여자친구의 이미지인 걸그룹이라면 ‘비비지’는 핫플레이스에 데려가야 할 것 같은,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은 그런 이미지로 만들고 있어요. ‘여자친구’의 이미지를 생각하신 분들에겐 놀라움일 겁니다."
-비주얼 디렉팅을 취재하고 있다. K-팝에서 왜 ‘비주얼’이 중요할까
"전 비주얼이 우선인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요. 더 이상 소비의 행태가 듣기만 하는 건 이제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유튜브로도 음악을 듣고 스포티파이로도 음악을 듣습니다. 들을 때 앨범 재킷이 띄워져 있잖아요. 그것까지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디지털 커버도 앨범 커버 그대로를 따서 쓰는 게 아니라 다시 새롭게 고민해야 하는 거예요."
-비주얼 디렉터들도 늘었다
"비주얼 관련 업무 종사자 수가 늘어, 이들을 총괄해야 할 사람이 필요해진 거에요.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어요.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도 예전엔 한 팀의 스타일리스트, 한 팀의 헤어·메이크업이 했다면 이젠 서로 다른 두세 팀을 부르기도 해요. 이 세트에선 이 팀, 저 세트에선 저 팀의 스타일링을 받는 거죠. 그러다 보니 메인 총괄을 해줄 비주얼 디렉터가 필요해진 겁니다, 이들을 움직이고 총괄하는."
-비주얼 디렉팅이 한 앨범 작업에 기여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20%? 그런데 그 20%가 정말 중요한 20%인 것 같아요. 음식을 잘 만들었는데 조미료를 살짝 넣어 훌륭하게 만들 수 있잖아요. 그렇다고 그 음식이 조미료 때문에 잘된 건 아니죠. 20%의 조미료를 잘 쳐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게 비주얼 디렉터인 것 같습니다."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나
"네, 완전히요. 발라드 가수여도 예전엔 ‘노래가 좋으면 되지’였는데 이제는 ‘스타일 좋다’는 이유로 팬들이 늘어나는 세상이 됐어요. 방송뿐만 아니라 페스티벌 무대, SNS에서의 일상 사진, 공항패션 등 짤들이 수도 없이 돌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제가 1년 동안 관심있게 메이킹한 게 비오에요. 비오는 사복을 챙기는 크루가 따로 있어요. 비오는 또 브랜드 로고 큰 옷은 안 입히고 있어요. 앰배서더를 할 수 있으니까요."
-해외 팬들도 K-팝을 사랑하는 이유로 비주얼을 꼽는다
"그들이 보기엔 우리 K-팝 시장이 모든 장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처럼 보일 것 같아요. 저스틴 비버가 몇 년에 걸쳐 해온 음악들을 K-팝은 한 앨범에 넣어버려요. 발랄한 걸 했다가 멋있는 걸 하고, 또 서정적인 것을 하고. 그 모든 게 통하려면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하죠.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메이크업을 하고. 우리 아티스트들은 빠르게 여러 모습을 보여줘요.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하는 모습, 그게 매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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