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1년]갈라진 세계…‘反러’ 결속·안보 중요성↑

2023. 1. 2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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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전쟁의 공포는 생존을 위해 누가 친구인지 적인지 선명히 구분해야 할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가장 극적인 순간은 지난해 1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전격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것이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양국 안보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공동으로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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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국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환대하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전쟁의 공포는 생존을 위해 누가 친구인지 적인지 선명히 구분해야 할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가장 극적인 순간은 지난해 1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전격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같은 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85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군사지원 규모 숫자보다 강력한 메시지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어깨동무는 일본으로 이어졌다. 지난 1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위해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두팔 벌려 맞은 뒤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곤 “미국과 일본이 이렇게 가까웠던 적은 없었다”면서 친밀감을 과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맞이하고 있는 모습 [AFP]

전쟁으로 당장 에너지 위기 직격탄을 맞은 유럽의 결속은 더욱 두드러진다. 유럽연합(EU)는 단순히 말뿐인 협력이 아니라 러시아산 석유 수입 축소, 가스 수요 감축 등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결의안을 내놓았다.

한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 ‘뇌사’했다며 미국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던 프랑스는 이제는 나토를 유럽 안보의 주춧돌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과의 ‘전략적 친밀 관계’를 유럽의 새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 11개 나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추가 군사지원을 약속하는 등 단합은 계속 강해지고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겠다며 미국에 더욱 밀착하고 있다. 비록 쿠르드족 문제로 튀르키예가 반대하면서 지연되고 있지만 미국도 적극적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스웨덴, 핀란드 외교수장과 전화통화로 나토 가입 지지의사를 확인하면서 신속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튀르키예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AP통신은 전날 그가 튀르키예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교장관과 통화했단 점에서 사실상 튀르키예에 한 발 물러날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뭉치고 있다. 최대 우군은 벨라루스 한 국가뿐이지만 내부 결속과 핵위협을 통해 힘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양국 안보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공동으로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벨라루스를 “진정한 의미의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전쟁에 관여하진 않지만 경제적으로 러시아의 숨통을 트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는 2274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진출했던 서방 기업들의 철수와 미국 등 서방의 제재에도 경제가 꿋꿋한 것이다. 이유는 중국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무역수지 흑자는 2823억달러로, 전년 대비 65.9%나 급증했다.

중국 역시 미국과 오랜 갈등으로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철로를 통한 러시아산 액화석유가스(LPG) 수입량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EU가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한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의 제3국 해상운송 금지 압박의 빈틈이 되어줬다.

하지만 계속된 균열과 편가르기는 점점 모두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국가 간 단절과 분열이 세계 경제를 퇴행시킨다고 경고했다 최악의 경우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이 7%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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