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이 참 따뜻하네요"…수십년 사망처리 70대 쪽방주민 주민번호 찾고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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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이 참 따뜻하고 행복하네요."
19일 오후 5시 설 합동차례를 지내기 위해 대구 중구 행복나눔의집을 찾은 A씨(73)가 이같이 말했다.
A씨에게 이번 설은 남다르다.
이날 설 합동차례를 지내기 위해 쪽방주민 46명이 한데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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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눔의집에서 합동차례 올리고 명절음식 맛보며 담소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이번 설이 참 따뜻하고 행복하네요."
19일 오후 5시 설 합동차례를 지내기 위해 대구 중구 행복나눔의집을 찾은 A씨(73)가 이같이 말했다.
A씨에게 이번 설은 남다르다. 서류상 사망자 신분으로 살던 A씨는 검찰의 도움으로 신분 회복이 되는 기회를 얻었고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입주보증금을 지원해주는 임대주택에 들어가 쾌적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을 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지낸 A씨는 가족의 실종신고와 이후 법원의 실종심판으로 사망자 신분이 됐고, 수십년간 의료보험이나 복지지원 혜택을 받지 못했었다.
A씨는 "지난해 7월 주민등록번호가 회복됐고 지난 주에 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쪽방촌에서 짐을 빼던날 비가 내렸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사한 집은 15평(49.6㎡)정도의 크긴데 방 2개, 거실, 화장실이 있다.
그는 "쪽방촌에 생활했을 때 좁은 방 안에서 밥을 해먹으면 환기가 어려워 쾌쾌한 냄새가 났는데 이사한 집은 그럴 걱정이 없다"면서 "주거공간 하나가 바꼈을 뿐인데 생각까지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설 합동차례를 지내기 위해 쪽방주민 46명이 한데 모였다. '무남독녀로 태어나서 평소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는 B씨는 "가족들과 함께 모이는 명절이 되면 무척 쓸쓸했는데 이곳에 오면 뜨끈뜨근한 전을 맛 볼 수 있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음꽃을 피울 수 있어서 참 좋다"고 말했다.
대구쪽방상담소 관계자는 21일 "경기가 안좋다보니까 후원물품도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쪽방민에게 더 찬바람이 불 것 같지만 함께 모여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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