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귀국 전 '사과' 나경원, 설 연휴 내내 당대표 출마 고심

정윤아 기자 2023. 1.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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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대통령님께 누가 된 점, 윤석열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드린다"
출마 여부에 대해선 장고 중…尹귀국 후 반응 보며 결정할 듯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01.16.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논란이 된 '대통령 본의'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당대표 출마 여부는 밝히지 않고 설 연휴 기간 동안 고심해 보겠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의 귀국 하루 전날 사과한 것을 두고,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명분 쌓기란 분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이르면 설 연휴 마지막날(24일)이나 연휴가 끝나고 선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일 뉴시스 취재 종합결과, 나 전 의원은 전날 낸 입장문에서 "최근 저의 발언 특히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님의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씀드린 건 제 불찰"이라며 "관련된 논란으로 대통령님께 누(累)가 된 점, 윤석열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은 출마여부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여전히 출마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출마와 관련된 스탠스변화는 전혀 없다"고 불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근 나 전 의원은 자신의 해임조치에 대해 "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었을 것"이란 발언으로 대통령실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저출산위 부위원장직만 사임하자 대통령실은 저출산위 부위원장직과 기후대사직까지 모두 해임조치했다.

그러자 나 전 의원은 자신이 해임된 것을 두고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 저는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에선 이 같은 발언을 대통령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진의와 별개로 '대통령이 부족해 참모들의 손에 놀아난다'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이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본인 명의 언론 공지를 통해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역공을 가했다.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를 결심했다면, 정권 초기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불리하다. 이미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나 전 의원을 대통령실과 반목하는 후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10.14. photo1006@newsis.com

압도적인 1위를 달리던 당심 지지도도 나 전 의원을 떠나고 있다. 최근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1위에서 2위나 3위를 기록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문제는 하락세가 아니라 반등할 계기가 없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순방에서 귀국하기 전에 사과문을 낸 이유도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나 전 의원은 현재 친윤계의 '제2의 유승민' 구도 공격과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정면 비판 등 당 안팎에서 전방위적인 공격으로 설자리가 좁아진 상태다. 홍준표 대구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김성태 전 의원도 나 전 의원의 '건물 투기 의혹', '남편 대법관설'을 거론하며 압박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 나 전 의원을 향한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당대표가 들어설 경우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두고 각종 잡음이 일고, 국민 여론이 나빠져 총선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대통령실과 친윤의 공세에 당대표 출마를 놓고 나 전 의원의 입장이 수시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김대기 비서실장의 입장문이 나온 뒤 불출마로 마음이 기울었지만, 이후 다시 출마로 의사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의원은 우선 일주일간 순방을 마치고 21일 귀국하는 윤 대통령의 순방 성과가 묻히지 않도록 설 연휴기간엔 몸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설 연휴 기간 비공개 일정으로 당 원로과 관계자들을 만나며 출마와 관련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동시에 대통령실의 반응을 보며 출마여부와 시점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20일 라디오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은) 여전히 전의에 불 타 있다"고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면서 '언제 선언하느냐'는 질문에 "설 연휴 조용히 지내고 대통령 귀국하시면 그 이후 설 연휴 끝나고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나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설 연휴 마지막날인 21일이나 연휴가 끝난 뒤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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