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무도 모를 것이다·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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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라 화제가 된 정보라 작가의 초기작을 모은 환상문학 단편선이다.
정보라가 '정도경'이란 필명으로 환상문학 웹진 '거울' 등에 발표한 초기작 9편과 미발표작 1편이 수록됐다.
'SF계 노벨문학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에 3회 연속 노미네이트 된 한국계 미국 작가 이윤하의 신작이다.
SF에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해 온 작가는 구미호, 김치, 태극 무늬 등 한국적 색채를 한층 짙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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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아무도 모를 것이다 = 정보라 지음.
지난해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라 화제가 된 정보라 작가의 초기작을 모은 환상문학 단편선이다.
정보라가 '정도경'이란 필명으로 환상문학 웹진 '거울' 등에 발표한 초기작 9편과 미발표작 1편이 수록됐다.
호러와 판타지, SF(과학소설)를 넘나드는 '정보라 월드'의 바탕이 된 작품들이다. 기이하고 오싹하고 비현실적인 세계 안에 특유의 잔혹한 복수와 기발한 반전이 펼쳐진다.
몸이 불편한 아이가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 나무가 되고('나무'), 하늘에서 내린 씨앗이 머리카락을 싹틔워 살아있는 생명체를 휘감아서 녹이고('머리카락'), 지구에서 살 수 있는 형체에 갇힌 액체 상태의 존재('물')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상황이지만 어딘가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정보라는 '작가의 말'에서 오래전 이야기들을 다시 읽으며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어딘가에 갇혀서 빠져나오려고 애쓰는 이야기들을" 많이 썼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퍼플레인. 428쪽.
▲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SF계 노벨문학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에 3회 연속 노미네이트 된 한국계 미국 작가 이윤하의 신작이다.
일제강점기를 모티프로 한 작품의 배경은 가상의 나라 화국이다. 화국을 점령한 라잔 제국은 일본을 연상시킨다.
주인공인 화국의 화가 제비는 라잔 제국을 위해 일하지만, 시대의 물결에 휩쓸려 결국 화국 독립운동에 뛰어든다.
격동기 한가운데서 제비와 라잔의 검투사 베이, 두 여성의 로맨스도 펼쳐진다.
소설은 SF와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든다. SF에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해 온 작가는 구미호, 김치, 태극 무늬 등 한국적 색채를 한층 짙게 담아냈다.
이윤하는 출판사와 인터뷰에서 "일제강점기는 민감한 주제여서 조심히 다루고 싶었다"며 "할아버지가 일본에 있는 대학에 다녔으며 나는 그가 친일파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내 가족이 지니고 있는 짐이다. 그래서 서양에 알려지지 않은 이 시기에 대해 더욱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밝혔다.
허블. 384쪽.
▲ 부엉이의 불길한 말 = 루쉰 지음. 성민엽 옮김.
'아큐정전'(阿Q正傳)으로 유명한 중국 작가 루쉰(1881~1936)의 산문 10편과 유일한 시집 '야초'(1927)의 수록 시 전편을 함께 묶었다. 제목은 산문시 '희망'의 구절에서 따왔다.
산문 가운데 6편은 그의 사상이 변모하는 흐름에서 '비판적 리얼리즘' 시기에 쓰였다.
'야초'는 1924~1926년 잡지 '어사'에 발표한 산문시 23편에 '제사'(題辭)를 더해 펴낸 것이다.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비판적 태도가 잘 드러난다. 이 책에서는 압운과 리듬, 구두점이나 단어의 배치 등 원문 그대로를 재현하고 시편마다 해설을 실었다.
문학과지성사. 277쪽.
▲ 헤드라이너 = 임국영 지음.
2017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한 임국영의 소설집이다.
청춘의 방황과 좌절을 익살스럽게 그린 표제작은 유명 록 페스티벌에 난입한 소년 밴드 '우드스톡'의 하룻밤 이야기다.
등단작 '볼셰비키가 왔다'와 오토바이를 훔쳐 배달 아르바이트에 뛰어든 지방 소도시 청소년들의 애환을 그린 '오토바이의 묘', 공원을 전전하는 소설가 지망생의 이야기 '비둘기, 공원의 비둘기' 등 8편이 수록됐다.
작가 특유의 경쾌한 입담과 활달한 필치가 돋보인다.
창비. 272쪽.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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