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차기 지도부 9개월짜리가 될 수도 있다 [주간잇슈]
총선 다가오면 수도권 승리가 ‘윤심’
새 지도부 수도권 호소력 입증 못하면
비대위 체제·한동훈 등판 나올 수도
이준석 전 대표를 묶어둔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엔 나경원 전 의원을 제압했다. 당대표가 중징계를 받으며 공석이 됐고 그 공석을 채우려는 새 당대표 경쟁에서 주자 한사람이 만신창이가 됐다. 모두 ‘윤심‘이 배경에 깔렸다. 아직 나 전 의원의 출마·불출마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험난하기는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이대로 분위기가 흘러 ‘윤심’ 대표가 등장한 뒤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윤 대통령과 소통을 강조해온 만큼 ‘당대‘(여당과 대통령실)가 거의 한몸처럼 움직일 것이다.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연판장을 돌린 초선 의원들이 50명에 이르고 재선 의원들도 비슷한 성명을 내려고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이 윤심과 일체를 이룰 거다. 최고위원 역시 이런 맥락에서 윤심을 강조하는 경쟁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총선은 수도권이 좌우한다. 무려 121석이 있다. 영·호남을 여야가 나눠 갖다시피하는 일이 고질인 상황에에 수도권에서 이겨야 총선을 이긴다. 그런데 이 121석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은 채 스무명도 안된다. 당내에 수도권 민심이 제대로 전달이나 되느냐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울산에서 줄곧 당선된 김 의원의 수도권 호소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안철수 의원 등 다른 경쟁자들이 김 의원을 지적하는 주요 대목이 이 지점이다. 지금은 막연하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수도권 득표에 당이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또 김 의원은 억울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언론에, 여론에 비친 김 의원의 경쟁력은 ‘윤심’이다. 윤 대통령과 소통을 잘 한다, 누구보다 신뢰를 받는다는 점을 내세웠다. 두번이나 만찬에 초대받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만약에 그 윤심이 달라진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 김 의원의 정치적 독자성이 있느냐는 거다.
연말쯤이 되면 총선이 사실상 시작된다. 당이 비상체제로 들어가고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는 준비에 들어간다. 과거 정당의 지도부가 무너진 사례들이 있다. 최고위원 몇몇이 대표에 문제 제기를 하고 사퇴해버리면 쉽게 무너지는 게 당의 지도부다. 대표의 정치력이 단단하지 않다면 더 쉽게 무너진다.
만약 연말이 돼 윤심이 지도부의 경쟁력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면? 윤 대통령의 제일 목표인 다수당이 되는 게 녹녹치 않게 보인다면? 김 의원이 그때까지도 수도권 호소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당 지도부가 해산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생기거나 아예 선대위가 지도부를 대체할 수도 있다. 그럼 비대위 혹은 선대위에는 누가 들어갈까. 정치권 일각에서 수근거리는 소리 중에는 서울 출신의 한동훈 법무장관 얘기가 들어있다. 여기 만큼 ‘윤심’을 받고 있고 ‘윤심‘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지난해 말 차기 여당 당대표로 국민의힘 일각에서 한 장관 이름이 묵직하게 거론될 적도 있다.
또 지금은 내각에서 일하는 수도권 연고의 전·현직 국회의원도 등판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차기 지도부는 연말까지 9개월 유지하고 해산될 수도 있다. 지금은 ‘당대’ 일치와 단일대오가 중요해 보지만, 총선이 다가오면 현실이 더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차기 당대표의 수도권 호소력이 관건이란 말이다.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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