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때 전 부치지 마세요"… 성균관, 기자회견 자처한 이유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이하 성균관)가 명절 차례상 간소화를 강조했다. 성균관은 명절 스트레스 중 하나인 전 부치기는 "그만두라"며 "과일도 4~6가지만 두면 된다"고 권고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차례상에 전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이하 성균관)와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함께하는 설 차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세 단체 가운데 성균관은 차례상 간소화 원칙을 강조하며 "명절 스트레스 중 하나로 꼽히는 차례상에 전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최영갑 위원장은 "아직도 많은 분이 차례와 제례를 혼동하는 것 같아 다시 말씀드린다"며 "성균관이 이런 문제로 기자회견을 자처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가정불화나 남녀·노소 갈등이 없는 행복한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함이다"고 강조했다.

성균관에 따르면 차례는 설날과 추석 같은 명절에 지내는 것이고 제례는 조상·부모가 돌아가신 날에 지낸다. 차례는 송편이나 떡국 등 명절 음식을 중심으로 올리고 기제에는 밥과 국을 올린다. 차례는 약식이므로 한 번만 술을 올리고 축문을 읽지 않는다. 반면 제례는 반드시 세 번 술을 올리고 축문을 읽는다.

사당이 없는 일반 가정에서는 지방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으나 사진을 두고 제사를 지내도 괜찮다. 흔히 알고 있는 홍동백서(제사상에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 것)나 조율이시(대추·밤·배·감) 등은 예법을 다룬 문헌에는 없다. 과일은 4~6가지를 놓으면 된다. 또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성균관은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그만둬도 된다"고 강조했다.

설 차례상에는 설날 절식인 떡국을 올리는 것 외에 음식의 가짓수와 위치가 지난해 발표한 추석 차례상 진설도와 같다.

최 위원장은 "지난 추석 때 과일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분들께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준 것 같아 이 자리에서 다시 강조의 말씀을 드린다"며 "과일은 가짓수나 종류가 따로 정해진 것이 없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소화를 기준으로 가족과 상의해서 해도 무방하다"며 "가족과 상의해 좋아하는 것을 얼마든지 정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불편이나 가족 갈등을 없애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