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판 나혼산? MBC 뉴스안하니 "모범생 이미지 깨고파"

정민경 기자 2023. 1. 2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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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BC 아나운서 브이로그 '뉴스안하니' 기획자 전종환 아나운서
산 밑에 집 짓고 다마스 타는 아나운서 일상 보여주며 240만 조회수
"아나운서들이 직접 촬영, 컷편집까지…친근감 끌어올리는데 효과적"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지난해 8월 공개된 김대호 MBC 아나운서의 인왕산 밑 개조 주택 유튜브 영상은 최근까지 인기를 끌며 조회수 240만회를 웃돌고 있다. 3개월 뒤 김 아나운서가 자가용 '다마스'(한국지엠)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찍은 브이로그 역시 인기를 끌면서 조회수 229만회를 기록했다.

MBC 아나운서국이 제작하는 '뉴스안하니' 채널은 이 외에도 MBC 아나운서국 회식 장면, 정영한 아나운서의 MBC '나 혼자 산다' 출연 뒷이야기, 전종환·이정민 아나운서의 육아 이야기 등 아나운서들의 정제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MBC 유튜브 뉴스안하니 속 김대호 아나운서가 다마스를 타고 차박을 즐긴다는 이야기를 하는 모습. 사진 출처=뉴스안하니 갈무리.

MBC 유튜브 '뉴스안하니'는 2020년 개설된 채널로, 올해 시즌3.5를 제작하고 있다. 채널은 전종환 아나운서가 기획하고 이휘준, 정영한 아나운서가 제작을 맡는 등 MBC 아나운서들이 기획하고 촬영과 편집도 맡고 있다. 마치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보는 듯 아나운서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친밀감이 들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직장인 모습에 공감도 생긴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6일 채널 기획자인 전종환 아나운서에게 기획 의도와 뒷이야기를 들었다.

전 아나운서는 이 채널 기획 의도에 “MBC 아나운서들이 가진 고유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채널을 시작했다”며 “아나운서들이 TV에 나오긴 하지만, 사실 자신만의 캐릭터가 드러나는 방송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대중들이 떠올리는 아나운서 이미지는 무척 평면적”이라며 “'뉴스 진행자', '점잖다', '모범적이다' 뭐 이런 이미지들인데 이걸 깨보고 싶었다. 그래서 채널 이름도 뉴스안하니로 지었다”고 했다.

▲MBC 아나운서국의 적나라한 직장 생활을 보여주는 뉴스안하니.사진 출처=뉴스안하니 갈무리.

산 밑에 집 짓고 다마스 타는 아나운서... 240만 조회수

간간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아나운서의 자기관리', '아나운서의 육아'와 같은 이야기들이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긴 했지만 특히 김대호 아나운서의 일상이 큰 관심을 끌었다. 관련 영상에서 김 아나운서는 퇴직금을 미리 받았다면서 인왕산 밑에 집을 지었다고 자신의 집을 소개한다. 멀끔한 아파트가 아닌 개조한 주택에서 자신만의 취미를 즐기며 살아가는 모습과 '따릉이'를 타고 출퇴근하거나 '다마스'를 타고 차박을 즐기는 모습은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김 아나운서가 출연한 2개의 영상은 모두 200만 조회수를 넘었다.

이 영상에는 “남의 눈을 의식 안 하고 주관대로 사는데, 보기 좋다”, “김대호 아나운서 편을 보면 힐링된다. 요란하지 않게 내가 정말 행복한 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그에 대해 답하며 사시는 것 같다”, “혼자 놀기의 대가인 듯”, “남한테 보여지는 삶보다 자신에게 온전히 충실한 삶의 모습이 보기 좋다”는 반응이 따라왔다.

▲MBC 유튜브 뉴스안하니 속 김대호 아나운서가 자신의 집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 출처=뉴스안하니 갈무리.
▲MBC 유튜브 뉴스안하니 김대호 아나운서 편에 달린 댓글들. 사진 출처=뉴스안하니 갈무리.

전 아나운서는 이와 같은 시청자 반응을 두고 “김 아나운서는 자신만의 캐릭터가 강해 100만, 200만 조회수가 나왔다 해도 전혀 들뜨거나 좋아하거나 이런 면이 없다. 그게 그만의 매력이기도 하다”며 “예를 들어 다른 친구가 이 정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면 다음에는 무얼 어떻게 만들면서 이어갈까 함께 고민을 할 텐데 대호씨에게는 더 부탁하기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고 전했다.

전 아나운서는 “브이로그 형식이란 게 자기 사생활을 노출하는 건데 대호씨는 그런 부분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나운서 개개인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크지 않은 시대에 수백만 조회 수를 끌어낸 점은 만드는 우리 입장에서는 무척 고무적”이라며 “우리 유튜브 방송에서 대호씨가 인기를 얻자 역으로 MBC 프로그램에서 대호씨를 섭외해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아나운서들이 직접 촬영, 컷편집…친근감 끌어올리는데 효과”

채널 운영을 하면서 받았던 반응이나 댓글 중 인상 깊었거나 동기부여가 된 사례를 묻자 전 아나운서는 “아나운서국에서 1년에 한 번씩 낭독회를 여는데 지난 연말 낭독회가 끝나고 나서 벌어진 일이다. 낭독회 청중으로 오신 분들이 뉴스안하니 메인 출연진인 정영한, 박소영 아나운서에게 줄을 서서 싸인을 받더라”며 “TV에 훨씬 오래 노출된 다른 선배 아나운서들보다 유튜브 채널에서 익숙해진 신입 아나운서들에게 더 친근감을 느끼는 것이었다. 이런 점을 볼 때 이 채널을 잘 유지해나가는 게 MBC 아나운서 개개인의 친근감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무척 효과적인 방법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안하니 채널은 전종환 아나운서가 기획하고, 아나운서들이 컷편집까지 직접한다. 바쁜 아나운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촬영과 편집까지 도맡고 있어 힘이 부치기도 한다. 전 아나운서는 “촬영부터 컷편집까지 과정을 아나운서들이 직접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며 “특히 편집을 맡아주는 이휘준, 정영한 아나운서 노동량이 많다”고 전했다.

▲ 이정민 MBC 아나운서의 커리어와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펼친 뉴스안하니 영상.

전 아나운서는 “그렇다고 외주로 누군가에게 맡겨서는 지금의 매력이 나올 수 없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만이 아는 서로의 캐릭터가 있는데 이건 말 그대로 우리만 아는 것이라 더 그렇다”고 전했다. 현재는 채널의 성과가 나와 즐겁게 만들고 있지만, 언젠가는 만드는 즐거움보다 만들어내는 수고로움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전 아나운서는 “이 채널을 통해 아나운서들의 매력을 드러내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일반적인 20대와 30~40대 직장인들이 겪는 애환을 보여주고픈 욕심도 있다”며 “아나운서도 방송사에서 방송을 하는 직장인이다. 그래서 이 채널 정체성을 '직장인 오피스물'이라고도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보시고 공감을 얻을 만한 내용을 만들어 나갈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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