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부동산]② 규제 완화에도 반등 어려운 수도권… “인천 전세가 많이 떨어질 것”

오은선 기자 2023. 1. 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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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낙폭 줄어드는데… 더 떨어진 수도권
“크게 오른 지역일수록 상반기까지 하락세 계속”
규제완화에 거래량은 늘 듯… 전세가격은 약세

지난해 조정폭이 컸던 경기·인천 집값은 설 이후에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와 인천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모두 해제되고 수요자들의 세금 부담도 완화됐지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수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규제가 늦게 풀린 경기 과천·성남(분당·수정구)·광명·하남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소폭의 거래량 증가는 기대해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세가격 역시 입주물량이 많은 탓에 약세가 계속 될 전망이다.

◇규제지역 벗어나도 낙폭 여전… “서울보다 관심 후순위”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주 과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1.03% 하락하며 1%가 넘는 급락세를 이어갔다. 광명은 0.92% 하락했다. 성남 수정구(-0.80%)와 하남(-0.89%)도 경기도 평균치인 -0.71%보다 더 떨어진 곳이다.

그래픽=손민균

이들은 경기도에서 마지막까지 규제에 묶여있던 지역이다. 모두 정부가 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규제지역에서 해제했음에도 아직 온기가 돌지 않고 있다. 규제지역 해제 발표 당시만해도 시장 일각에서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하락 폭이 소폭 줄어들었을 뿐 분위기는 반전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59㎡는 지난 6일 9억20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거래가(9억8000만원)보다도 6000만원 떨어졌다.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포레스티아 74㎡는 지난 7일 8억48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12월 8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반등이 없는 이유로 그나마 규제가 해제된 이후 생긴 제한적인 수요가 서울로 몰리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노원구는 1월 셋째주 0.39% 하락하며 낙폭이 0.31%포인트(p) 작아졌다. 1월 둘째주 보다는 0.78%p나 낙폭이 줄었다. 도봉구(-0.77%→-0.44%)도 하락폭이 크게 축소되면서 과천(-0.91%→-1.03%), 하남(-0.82%→-0.89%%) 등 수도권 지역의 낙폭이 오히려 확대된 것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수도권에서 규제지역이 풀린 곳들은 서울 다음으로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는 지역”이라면서 “분위기가 조금 나아질 것 같긴 한데 고금리라는 큰 제약이 바뀌지 않고 있다 보니 변화의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서울 부동산 시장이 먼저 움직인 이후 수도권이 비슷하게 따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 역시 마찬가지다. 인천의 아파트값 낙폭도 0.99%에서 0.73%로 축소됐지만, 축소폭이 크지 않다. 특히 입주물량이 많은 연수구(-1.01%)는 여전히 낙폭이 크다. 이번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상반기까지는 하락세가 계속 될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인천은 2021년 한 해에 40% 이상 아파트값이 오를 정도로 많이 올랐기 때문에 크게 조정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하락이 계속된 이후 하반기부터는 횡보하는 곳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거래량은 소폭 늘 듯‥ 하반기 하락 멈춘다는 예상도

집값 반등은 어렵지만 거래량은 소폭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출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의 영향으로 움직이는 사람도 생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0일부터 1년간 주택가격 9억원 이하면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최대 5억원까지 4%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운영한다.

고준석 대표는 “설이 지나면 매수심리지수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특례대출 효과로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데,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뀐다기 보다는 지난해 말보다 거래량이 조금 늘어나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래가 먼저 늘어날 지역으로 가장 최근에 규제가 풀린 과천, 성남, 광명, 하남 등을 꼽는다.

금리가 정점을 찍는다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도 하락이 아닌 횡보에 들어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렇게 되면 하락폭이 컸던 지역 위주로 실수요자가 움직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힙수 교수는 “설 직후 상반기까지는 전통적인 매도타이밍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이때 인천 등에서 급매물을 지켜봐야한다”면서 “3~4월 이후 금리가 정점을 찍고 더 이상 인상이 없다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도 횡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상반기까지는 금리인상이 이어지고 발표된 정책들도 곧 시행될 것들이 많기 때문에 지켜보는 단계”라며 “이런 정책 효과들을 고려하면 하반기엔 거래량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입주물량 많아 전세가격은 계속 ‘고전’

그래픽=손민균

수도권 전세시장은 올해도 많은 입주물량 탓에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전년(17만4203가구)보다 4.8% 늘어난 18만2521가구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 인천이 각각 2만5700가구, 11만1579가구, 4만5242가구로 집계됐다. 경기가 가장 많고 인천이 뒤를 잇는다.

여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안에서도 입주물량으로 인한 온도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는 시흥과 파주, 용인, 수원 등에, 인천은 서구 위주로 상반기 입주물량이 있어 전세 가격이 내리고, 이런 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천 전세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입주물량이 가장 부담스러운 곳은 인천”이라면서 “부동산 침체기에 입주물량도 4만가구 이상으로 많은 만큼 올해 전세가가 많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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