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은 없는데 시급 올리긴 힘들고”… 설 연휴 인력난에 답답한 소상공인

이학준 기자 2023. 1.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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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설 연휴 기간에 일할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했다.

주변에선 연휴 기간에 일할 사람을 구하는 만큼 일당을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인·구직 플랫폼에는 연휴 기간에만 일할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주방에서 일하던 종업원들 다수가 연휴 기간 쉬겠다고 말해 당장 가게 문을 열지 못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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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때 쉬겠다는 종업원... 모집공고 내도 지원자 없어
”일당 50% 올려서 뽑느니 가게 문 닫는 게 낫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설 연휴 기간에 일할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했다. 기존에 일하던 종업원 2명이 설날 전후로 고향을 방문해야 해 일할 사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A씨는 구인·구직 플랫폼에 모집공고를 냈으나 지원자는 1명도 없었다.

주변에선 연휴 기간에 일할 사람을 구하는 만큼 일당을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A씨는 이미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더 올리면 남는 것이 없다고 보고 연휴 기간 가게 문을 닫을 셈이다. A씨는 “일당을 높게 올리기엔 부담스러워 조금만 올렸는데 구인이 잘 안 된다”며 “연휴 때만 되면 사람 쓰는 걸로 고생”이라고 전했다.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 거리./연합뉴스

소상공인들이 설 연휴 인력난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 연휴 때 일을 하려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부 업종의 경우 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조건에 맞는 구직자를 찾기는 더욱 힘들다.

20일 알바천국이 기업회원 1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6.7%가 올해 설 연휴 기간에 일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중 45%는 연휴 기간 내내 하루도 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연휴 기간 매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수익 창출’이 45.7%로 가장 컸다. 다른 가게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장사를 하면 매출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구인·구직 플랫폼에는 연휴 기간에만 일할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경기 하남시의 한 음식점은 일급 18만원에 일할 조리보조원을 찾고 있고, 경기 성남시의 한 빵집은 하루 10시간 일하는 조건으로 일급 17만원을 내걸었다. 연휴 기간인 21일부터 24일까지만 일하는 조건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주방에서 일하던 종업원들 다수가 연휴 기간 쉬겠다고 말해 당장 가게 문을 열지 못할까 걱정이다. 주방일을 해봤던 사람을 3~4일만 일하는 조건으로 새로 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기존보다 1.5배 많은 일당을 주고 채용하자니 남는 것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김씨는 가족들이나 친인척을 불러 가게 문을 여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김씨는 “호프집 같은 경우 야간 단기 아르바이트를 써도 되지만 음식점은 어느 정도 노하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다.

한 자영업 단체 관계자는 “연휴 기간에는 음식점 대부분이 문을 닫아 일단 문을 열면 매출이 오르긴 오른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래 일을 하던 사람들도 연휴 때는 다 일을 안 하려 한다”며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들한테는 이게 제일 골칫거리”라고 했다. 이어 “연휴 때는 더 줘도 일을 할까 말까 하는데, 이러면 인건비가 더 올라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된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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