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떨어지는 野지지율…멀어지는 친명·비명

방재혁 기자 2023. 1.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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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큰 영향 없어…檢, 소환 근거 제시 못 하면 지지율 상승 여지”
비명 “단일대오는 불가능…지지율 악영향 미쳐 당과 개인 분리해야”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이어 ‘위례·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소환하면서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민주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0일 오전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조사해 12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주전 실시한 같은 조사보다 1%포인트 떨어진 27%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해 11월 28~30일 같은 조사에서 34%를 기록한 뒤 8주간 약 7%포인트 하락했다. 또한 국민의힘 지지율이 1월 9~11일 실시한 조사에서 2주 전 같은 조사보다 3%포인트 오른 35%를 기록하면서 양당 격차는 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또한 한국갤럽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조사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실시한 같은 조사(34%)보다 2%포인트 떨어진 32%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조사(33%)보다 4%포인트 오른 37%를 기록하면서 양당의 지지율이 역전됐다.

검찰이 지난 16일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이 대표에게 소환통보를 하면서 향후 지지율에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계속되는 사법리스크와 당 지지율 하락에 친명(친이재명)계는 단일대오 강조를 강조하는 반면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친명계는 대체로 지지율에 큰 영향이 없고 검찰이 새로운 근거 등을 제시하지 못하면 오히려 지지율 상승의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 친명계 의원은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사법리스크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이번에 이 대표가 결단을 내려 출석하겠다고 했으니 검찰도 그에 합당한 근거들을 제시해야 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으면서도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야당 탄압이라고 생각하는 여론도 높게 나왔다는 조사가 있다”며 “국민들은 성역없는 수사와 공정한 수사에 대해 관심이 높고 누구라도 수사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대표에게만 유독 집중되는 수사에 대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친명계 의원도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사법리스크가 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소수의 의견을 확대해석하는 것 같다”며 “정치는 기세 싸움이 중요한데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이 대표 중심으로 움직여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설 연휴를 앞둔 20일 서울 용산역 KTX승강장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비명계 의원들은 단일대오는 불가능하고 사법리스크가 지지율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사법리스크에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모든 의원들이 같은 생각을 할 수 있겠나. 단일대오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지지율에 대해서는 “사법리스크가 당연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새로운 증거가 나오든 또 다른 국면이 되면 그때 지켜봐야겠지만 지금 당장은 지지율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지금 이 문제(사법리스크)는 이 대표를 둘러싼 순전히 이 대표 개인의 문제이고 그러면 당대표를 맡은 사람으로선 그것이 당 전체에 번지지 않도록 차단하는 노력을 해야 되는 것이 최소한의 기본적인 책무”라며 “당 전체를 끌어들이고 있는데 당이 같이 떨어지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단일대오 강조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당과 이 대표 개인의 사법적 의혹을 분리 수준이 아니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며 “차단하려고 해도 당이 입는 부정적 이미지나 부담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명계로 꼽히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더 나아가 이 대표의 사퇴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헌 80조를 언급하고 “개인 사법리스크의 불길이 당으로 옮겨붙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바로 당헌 80조”라고 했다.

당헌80조는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될 경우 기소와 동시에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 당헌 80조 3항을 통해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당무위원회에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해 별도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당무위원회는 당대표가 의장을 맡는다.

박 의원은 “당대표가 검찰 출석할 때마다 100명씩 의원이 몰려 나간다고 하더라도 백약이 무효”라며 “국민들의 민심이 이것을 승인해 주는 과정은 내년 총선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 모두가 다 선당후사를 해야 하고 이는 모든 당원이 지켜야 할 절대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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