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없는 첫 설”…한숨 돌리는 전통시장 상인들

김동영 기자 2023. 1. 21. 0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명절보다 확실히 사람이 늘었어요. 3년 만에 제대로 된 명절이 온 것 같아요."

20여년 동안 나물을 팔아온 한 상인도 "옛날 흔히 말하는 '명절 특수'를 떠올리면 턱 없이 모자른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다"면서도 "시민들의 지갑이 도통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아 걱정이 깊었는데, 지금은 보다시피 시장이 시민들로 가득 차 다행"이라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바빠지는 전통시장 상인의 손…코로나19 이전 모습 조금씩 찾아가
옛 '명절 특수'엔 못미치지만 그래도 손님 늘어
전통시장 찾은 시민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아"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2023년 계묘년 설을 이틀 앞둔 20일 오후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에서 상인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2023.01.20.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지난 명절보다 확실히 사람이 늘었어요. 3년 만에 제대로 된 명절이 온 것 같아요.”

2023년 계묘년 설을 이틀 앞둔 20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 모래내시장 상인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진다. 설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사러 온 시민들을 맞이하면서다. 일부 상인들은 콧노래를 부르며 가게 제품을 정돈하거나 호객행위를 이어갔다.

이날 모래내시장은 설 음식을 준비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알록달록 고운 빛을 띠는 떡과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전, 싱싱한 해산물 등이 시민들을 반겼다. 모래내시장은 과거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의 모습을 점차 찾아가는 듯 보였다.

모래내시장이 옛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면서 상인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는 듯 보였다. 상인들은 최근 이어지는 경제한파와 위축된 소비심리 등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지난 3년간 맞이한 명절 여느 때보다 손님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골목에서 떡을 판매하던 40대 종업원 김모씨는 가게로 몰려드는 손님들을 응대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어보였다. 그는 취재진에게 “지난 명절과 대비해 확실히 사람이 늘었다. 실제로 지난 명절보다 준비한 떡의 양도 조금 더 많았다”고 귀띔했다. 떡집 사장은 “지난 명절보다 매출의 변화가 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양손을 가로저으면서 “나 지금 대답할 시간 없어. 바쁘다 바뻐”라고 답했다. 사장의 마스크 넘어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는 듯 했다.

20여년 동안 나물을 팔아온 한 상인도 “옛날 흔히 말하는 ‘명절 특수’를 떠올리면 턱 없이 모자른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다”면서도 “시민들의 지갑이 도통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아 걱정이 깊었는데, 지금은 보다시피 시장이 시민들로 가득 차 다행”이라고 전했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2023년 계묘년 설을 이틀 앞둔 20일 오후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이 명절 상차림 준비를 위해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01.20. dy0121@newsis.com

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표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명절에 온가족이 한데 모일 수 없어 음식을 2~3일에 나눠해야했던 주부들의 고충이 해소됐고, 가족들이 둘러앉아 같은 시간대에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면서다. 지난 명절 자식들은 인원제한 등의 이유로 일자와 시간대를 구분해 부모의 집을 방문하거나 코로나19 감염 확산 등을 의식해 방문 자체를 꺼려하는 모습도 쉽게 보였다.

전집을 찾은 한 시민은 “매년 전집을 오가며, 다양한 전을 구입했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에는 자식들이 오지 않아 구입하지 않았었다”면서 “오랜만에 전을 사니, 명절 느낌이 물씬 난다”고 말했다.

양손 가득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나물을 고르던 한 시민도 “지난 명절에는 자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한번에 모이지 못하다가 이번엔 모두 모이게 됐다”며 “지난 추석에 아들네에 일이 생겨 다 같이 모이지 못했는데, 모두 모이는 명절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명절에는 며칠에 걸쳐 자식들이 번갈아 가며 우리 집을 방문했다. 그래서 음식을 여러 번에 나눠 해야 해서 맛이 떨어지고,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컸었다”며 “이번 명절에는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설 차례상을 전통시장에서 준비하면 대형유통업체보다 19.2%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17일 전국 17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설 성수품 28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평균 30만6498원의 상차림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통시장은 27만3991원으로 전년보다 2.6% 상승한 반면, 대형유통업체는 33만9005원으로 4.9% 하락했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2023년 계묘년 설을 이틀 앞둔 20일 오후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에서 손님을 맞기 위해 상인의 손이 바빠지고 있다. 2023.01.20. dy0121@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dy0121@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