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심각한 위기다… 챔피언의 캠프 명단,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역사적인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의 대업을 이룬 SSG가 다시 뛴다. 오랜 기간 스프링캠프를 치러온 미 플로리다에서 2연패의 시동을 건다. 캠프 명단이 주는 의미는 분명하다. 불펜이 위기다. 두 달 동안 반드시 답을 찾아야 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간 제주 서귀포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SSG는 올해는 다시 해외로 나가 시즌 준비를 한다. 선수들에게 익숙한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가 다시 SSG 선수단을 맞이한다.
당초 플로리다에서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한 뒤 그대로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관계로 시범경기가 예상보다 늦게 시작하고 국내에서 스파링 파트너를 찾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예전처럼 1차 캠프를 플로리다에서 치르고, 2차로는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 실전 위주의 캠프를 진행하는 ‘오래된 패턴’으로 회귀했다. 구시카와 구장 대신 이시카와 구장을 쓰는 것만 다르다.
미국 현지 물가가 폭등했고 환율 또한 우호적이지 않아 상당수 구단들이 캠프 살림을 줄인 2023년이다. 그러나 SSG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원으로 캠프를 구성한다. 1차 캠프에는 코칭스태프 17명을 포함해 총 62명의 선수단이 간다. 박종훈과 이흥련은 이미 출국해 현지에서 몸을 만들고 있고, 1월 25일에는 김광현 최정을 비롯한 13명의 선수가 출국한다. 이어 1월 30일 본진이 출국해 2월 1일(현지시간)부터 플로리다 캠프를 시작한다.
대규모 인원을 편성한 건 상당 부분 불펜 쪽의 지분이 있다. SSG는 지난해 통합우승의 대업에도 불구하고 불펜 문제로 머리가 아팠다. 마무리가 두 번이나 바뀌었고, 마지막에는 마무리 보직이 의미가 없을 정도였다. 필승조 또한 구상대로 가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를 앞두고는 김택형 장지훈 조요한이 나란히 입대해 쓸 만한 자원 또한 줄어들었다. 이에 새로운 얼굴을 찾고자 불펜 자원들이 대거 플로리다 캠프에 이름을 올렸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능력, 그리고 겨울 동안의 훈련 성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우선 군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플로리다에 간다. 김주한 백승건 이원준과 같은 선수들이다. 이들은 입대 전 1군에서 뛴 경험이 있거나 팀을 이끌어나갈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경력들이 있다. 군에서 얼마나 기량이 향상됐을지 코칭스태프도 눈여겨 지켜볼 전망이다.
신진급 선수들도 예상보다 많이 편성했다. 윤태현 신헌민 김도현은 2022년 드래프트의 상위 지명자이자 지난해 퓨처스팀(2군)에서 1년 내내 공을 들인 유망주들이다. 여기에 이로운과 송영진이라는 2023년 드래프트 기대주들이 합류한다. 이 어린 선수들의 개막 엔트리 진입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중간 과정 혹은 첫 인상을 평가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라 이들에게는 의미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데려왔던 정성곤, 그리고 시즌 뒤 테스트를 거쳐 영입한 임준섭은 김택형의 입대로 자리가 빈 좌완 불펜 자원 자리를 놓고 다시 한 번 테스트를 받는다. 명예 회복을 꿈꾸며 독하게 훈련을 한 김태훈 또한 다시 한 번 김원형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야수로 눈을 돌리면 지난해 1군에서 뛰었던 선수는 물론,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었던 최준우 최항 김규남이 1군 무대에 재도전한다. 조형우 김민준 김정민이라는 전략적 육성 자원들도 역시 플로리다에 간다. 마운드에 비하면 주전 및 1군 구도가 비교적 명확하기는 하지만 여기서 눈도장을 받으면 향후 언제든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오키나와의 2차 캠프에 이들이 모두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예년에는 보통 플로리다 멤버 중 4~5명이 오키나와 명단에서 탈락하곤 했다. 올해는 오키나와 연습경기 일정(4경기)이 예년보다 적은 관계로 더 많은 인원이 한국에 남겨질 전망이다. 2월 26일 오키나와 캠프 명단이 어떻게 결정될지, 앞으로 한 달의 시간 동안 SSG의 경쟁 구도가 흥미롭게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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