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토막에도 '최대 100만원' 설 상여금 나눴다…증권사들 왜?

김사무엘 기자 2023. 1. 21. 04: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실적이 반토막 나는 어려움 속에도 증권사 대부분은 설 상여금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희망퇴직과 매각설 등 흉흉한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이럴때일수록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복지 향상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다올투자증권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계열사 매각, 직원 희망퇴직 등을 실시했지만 상여금 만큼은 없애지 않기로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증권사 전경.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실적이 반토막 나는 어려움 속에도 증권사 대부분은 설 상여금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희망퇴직과 매각설 등 흉흉한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이럴때일수록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복지 향상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대부분은 올해 설 상여금을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상여금은 성과급이나 인센티브와는 별도로 명절을 맞아 직원 격려 또는 복지 차원에서 지급하는 급여다. 귀성여비나 차례비 명목으로 지급되기도 한다.

상여금이 가장 많은 곳은 하이투자증권이다. 직급과 상관 없이 직원당 100만원씩 지급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그렇다고 이번에 상여금을 줄이거나 취소하진 않았다.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을 통해 정해진 사항이라 실적과는 상관없이 지급된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귀성여비 명목으로 전 직원 동일하게 80만원씩 지급한다. 계열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직원 모두 70만원씩 받는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KB증권은 직급에 따라 책임자급 이상은 70만원, 주임급 이하는 60만원씩이다. KB자산운용은 현금 대신 20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별도의 선물세트가 주어진다.

하나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전 직원에게 50만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이 역시 작년과 동일하다.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은 차례비 명목으로 30만원씩 나온다.

현금 대신 상품권이나 온라인 쇼핑몰 포인트 등을 지급하는 곳도 있다. 키움증권은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다올투자증권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계열사 매각, 직원 희망퇴직 등을 실시했지만 상여금 만큼은 없애지 않기로 했다. 직원당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지급된다.

현대차증권은 현대H몰에서 사용 가능한 50만 포인트, NH투자증권은 농협몰에서 쓸 수 있는 10만 포인트를 받는다.

설 선물로 대체하는 곳도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5만원 상당의 선물세트 중 선택하도록 했다. 신한자산운용 역시 15만원 상당의 선물세트가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증권사 중 거의 유일하게 지난해 실적 성장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설 상여금은 지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철저한 성과 기반인 메리츠증권은 상여금보다는 실적에 따른 성과금이나 인센티브의 비중이 높다.

지난해 증권업계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주가 하락으로 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었고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에서는 상당한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자산운용사 역시 펀드 설정액 감소와 평가손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영업이익은 대부분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중소 증권사뿐 아니라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들도 대거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매각설이나 도산설 등 흉흉한 소문도 여전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체로 상여금은 직원 복지 차원에서 지급하기 때문에 실적이 안 좋았다고 없애진 않는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명절만큼은 따뜻하게 보내라는 회사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