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법원 "中 신장 강제노동 면화 있어"…위구르 소송은 기각

영국 정부 "신장 면화제품 수입, 수사 근거 부족" 주장 인정돼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위구르 인권단체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생산된 면화제품 수입에 관해 조사하지 않은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증거부족을 이유로 기각됐다고 로이터와 AP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망명 위구르족 국제 조직인 세계위구르회의(WUC)는 작년 10월 런던고등법원에 영국 내무부가 외국 교도소 생산 제품 수입 관련 조사를 부당하게 거부했고, 국세청과 국가범죄수사국(NCA)은 신장 면화가 범죄 자산에 해당하는지 조사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이언 도브 판사는 이날 정황은 있지만, 특정 제품과 범죄 의혹 사이에 명백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으며, 범죄 수사와 기소를 하기 위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영국 정부 측 입장에 손을 들어줬다.

도브 판사는 세계위구르회의의 소를 기각하면서도 "신장위구르에서 강제 노동뿐 아니라 구금·교도소 인력 사용으로 생산된 면화가 있다는 명백하고 반박할 여지가 없는 증거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번 판결이 어떤 방식으로든 그에 관한 충격적인 컨센서스를 훼손하진 않을 것이며, 법 집행기관에 신장 면화 생산과 관련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수단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위구르회의 측은 이날 판결에 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우리가 제시한 광범위한 인권침해에 관한 증거를 인정해준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공급망에서 위구르 강제노동 문제를 막기 위해 적극적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작년부터 중국 신장산 면화 등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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