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간부, 베트남서 北접선 후 남대문 환전소에서 1만달러 바꿔”
국가정보원과 경찰 등 방첩 당국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민주노총 조직국장 A씨가 지난 2016년 8월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에게 서류 가방을 전달하고, 한 달 뒤 베트남에서 공작금이 담긴 ‘검은색 물건’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가 자금 추적을 피하려고 남대문 등 국내 사설 환전소 여러 곳을 이용해 약 1만달러를 환전한 것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보강 수사를 거친 뒤 이 부분을 A씨 등의 혐의에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6년 8월 이른바 ‘보스턴백(여행 가방)’을 들고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베이징에 도착한 A씨는 8시간 동안 이곳저곳을 이동하는 등 방첩 당국을 따돌리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한다. A씨는 이후 베이징 모처로 이동해 북한 노동당 산하 문화교류국 소속 리광진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리광진은 1990년대 국내에 침투한 전력이 있고, 2021년 적발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간첩단에도 개입했다. 방첩 당국은 A씨의 ‘교란 행위’로 잠시 추적에 실패했지만, 이후 북측 공작원들이 북한으로 돌아갈 때 A씨의 보스턴백과 같은 가방을 들고 가는 것을 포착했다고 한다. A씨와 북한 공작원들의 만남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방첩 당국은 A씨가 공작조에 전달한 보스턴백 속에 남측 관련 정보 등이 담겨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한 달 뒤인 2016년 9월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A씨는 하노이에서 북한 공작원인 전지선과 접선했다. A씨는 아들 오토바이를 타고 나온 전지선이 오토바이에서 꺼내 준 검은색 물건을 받았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A씨는 바로 남대문 환전소 등 사설 환전소 서너 곳에서 약 1만달러를 환전했다. 방첩 당국은 A씨가 북한에 남측 정보를 넘겨주고 수수한 공작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국정원과 경찰이 지난 18일 민노총 본부 사무실과 피의자들의 집 등을 동시다발 압수 수색하기 직전 주요 피의자 중 한 명인 전직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간부 B씨가 돌연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금속노조 부위원장도 지냈다. B씨가 압수 수색 당일 공장에 출근했지만 국정원과 경찰이 들이닥치기 직전에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이다. 당국은 B씨의 신병이 장기간 확보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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