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어느 강골검사의 29년 고백록

정성택 기자 2023. 1. 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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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대구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1998년 법제처장까지 지낸 저자가 29년 공직생활 중 남긴 업무일지 수십 권을 다시 꺼내 정리했다.

하지만 이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검사 시절엔 사람을 헷갈려 구속 기소해야 할 피고인을 풀어줬다가 일주일 만에 다시 검거하고, 조직폭력배 서방파 두목 김태촌의 진술만 믿고 그를 기소했다가 재판에서 거짓 진술임이 드러나 패소하기도 했다.

대검 중앙수사부장,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저자는 대검 차장을 끝으로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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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 검사의 자화상/송종의 지음/392쪽·1만8000원·법률신문사
1969년 대구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1998년 법제처장까지 지낸 저자가 29년 공직생활 중 남긴 업무일지 수십 권을 다시 꺼내 정리했다. 일종의 자기 고백록에 가깝다.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기보단 공직 생활 과정에서 저질렀던 잘못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후배 공직자들이 저자의 잘못을 교훈 삼아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용산고 재학 시절 등록금을 걱정할 정도로 가난했던 저자는 서울대 법대에 진학해 1963년 제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첫 부임지였던 대구지검에서 당시 재벌가가 연루된 문화재보호법위반 사건을 맡았다. 훗날 국보로 지정되는 청자 인물형 주전자를 국고로 가져오고 뇌물도 두 번이나 거절할 정도로 패기 있는 검사였다.

하지만 이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검사 시절엔 사람을 헷갈려 구속 기소해야 할 피고인을 풀어줬다가 일주일 만에 다시 검거하고, 조직폭력배 서방파 두목 김태촌의 진술만 믿고 그를 기소했다가 재판에서 거짓 진술임이 드러나 패소하기도 했다. 이후 저자가 1990년 대검 강력부장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이끌 때 김태촌은 구속됐다. 대검 중앙수사부장,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저자는 대검 차장을 끝으로 퇴직했다. 이후 충남 논산의 밤나무 산에 머물다 1996년 법제처장으로 발탁됐다는 소식을 듣지 못할 뻔한 이야기도 담겼다.

1960년대 손 글씨로 공소장을 쓰던 시절부터 검찰의 세세한 모습까지 꼼꼼하게 담았다. 한국 검찰 역사의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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