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어 발굴한 특종… 사회의 이면, 깊게 더 깊게

윤상진 기자 2023. 1. 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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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방송 7년째 맞은 TV조선 ‘탐사보도 세븐’
‘탐사보도 세븐’ 네 번째 시즌을 맡고 있는 취재 기자 6명. 왼쪽부터 지선호·이태형·조정린·최지원·이재중·백연상. /TV조선

“술자리를 가신 기억이 있으십니까? 제보 내용에 따르면 변호사 30명가량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도 청담동의 바(술집)에 합류했습니다....”

지난 10월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법무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 청담동에서 새벽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에 있었다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김 의원이 한 여성 첼리스트의 음성이 담긴 녹취록을 틀며 해당 의혹을 제기하자, 이후 야당 성향의 유튜브 매체와 민주당까지 나서 “제2의 국정 농단 사태”라며 여당을 상대로 공세를 벌였다. 유튜브를 통해 사건에 대한 억측과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가운데, TV조선의 ‘탐사보도 세븐’ 취재팀은 의혹의 중심에 있었던 첼리스트를 단독 인터뷰했다. 12월 8일 ’청담동 거짓말, 어떻게 번졌나’(222회) 편을 통해 “거짓말을 한 게 맞는다”고 털어놓은 증언을 최초 보도했고,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확인했다. 해당 의혹을 취재한 최지원 기자는 “전언(傳言) 외엔 당사자의 진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소모적인 정치 공방이 심화되고 있었다”며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사실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으로 취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탐사보도 세븐’의 보도 이후 관련 논란은 곧 사그라들었다.

2017년 8월 30일 첫 방송을 시작한 ‘탐사보도 세븐’은 기자·PD·작가가 함께 만드는 종합편성채널 유일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다.작년 9월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탐사보도 세븐’은 6명의 취재기자(지선호·이태형·조정린·최지원·이재중·백연상)가 발로 뛰며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고 있다. 현재까지 모두 227회가 방송됐다.

탐사보도 세븐의 발굴로 세상에 알려진 사건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해소한 보도 외에도, ‘탐사보도 세븐’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사건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8월 30일 방송(79회)된 ‘함박도의 북한군’ 편. 인천광역시 강화군에 있는 무인도 ‘함박도’에 북한군의 군사시설이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이 세븐 팀에 의해 밝혀졌다. 세븐 팀은 이 시설로 인해 우리 국민의 안전에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을 제기했다. 세븐 팀의 보도 이후 국방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느슨해진 군 당국의 방어 준비 태세에 대해 경고를 울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깊게 더 깊게, 사회 이면의 문제를 파헤치다

세븐 팀의 심층 취재로 그간 관심받지 못한 사회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사례도 많다. 2022년 10월 13일 ‘5년의 기다림, 떠도는 장애아들’(214회)에선 치료를 받기 위해 전국의 병원을 떠돌아 다녀야 하는 ‘재활 장애 아동’의 실태를 다뤘다. 재활 치료가 필요한 전국의 장애 아동은 약 30만명이지만, 이 가운데 10만여 명이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 재활 치료 병원이 수도권에 몰려있기 때문. 해당 방송에선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하겠다는 정치권의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짚어 보았다.

2021년 10월 7일 ‘처벌받지 않는 아이들, 왜 14세인가’(168회)에선 만 14세 미만은 형사처벌할 수 없는 ‘촉법소년’ 규정을 악용해 성추행과 절도 행위를 저지른 10대 소년들을 다뤘다. 당시 잇따른 촉법소년 범죄로 형사처벌 기준 연령을 낮추자는 여론이 뜨거웠던 상황. 세븐 팀은 촉법소년 연령을 10세로 규정하고 있는 영국과 호주 등과의 비교를 통해 촉법소년 제도가 청소년들의 비행을 막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제시했다. 여기에 세븐 팀의 취재로 검찰과 경찰이 2018년부터 ‘만 14세 미만 범죄 통계’조차 집계하지 않아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경을 가리지 않는 현장 취재

여론의 관심이 필요한 곳이면 국경도 넘나들었다. 2021년 9월 23일 방송된 ‘탈레반 장악 한 달, 아프간의 눈물’(166회) 편에선 탈레반의 아프간 재집권 이후 현지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탈레반군의 총소리에 밤마다 두려움에 떨고, 아프간을 떠나는 주민들의 실상을 생생히 보도했다. 해당 편에선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한국 정부와의 관계, 샘물교회 사건, 여성 인권 문제 등을 짚어 보았다. 아프간과의 외교 문제에도 시사점을 주었던 보도였다.

2022년 5월 12일 방영된 ‘우크라이나의 눈물’(196회) 편에선 취재진이 직접 전쟁 속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6만여 명의 난민이 임시 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체르니우치시(市). 민간인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참상을 전했다. 러시아군을 피해 지하실에 숨어야 했던 한 가족, 난민 수용소에서 아이를 출산한 산모 등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실상을 생생히 담아 한국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2023년엔 ‘탐사보도 세븐’의 심층 취재가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박흥로 탐사보도 세븐 총괄 에디터는 “앞으로도 현장의 이야기를 깊게 파고들며단순한 전달자가 아닌, 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계속해나가겠다”며 “진행을 맡은 기자들을 더욱 프로그램 전면에 내세워 방송 저널리즘의 신뢰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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