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내 모습이 어떻게 생겼든 엄마 아빤 날 사랑한대요

이태훈 기자 2023. 1. 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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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사랑은 몇 개예요?

자비네 볼만 지음 | 에밀리아 지우바크 그림 | 김인경 옮김 | 책과콩나무 | 32쪽 | 1만4000원

“아빠, 나 포동포동해요?”

배를 불룩 내밀며 묻는 아기 늑대에게 아빠 늑대가 답한다. “그때그때 다르단다.” 아기 늑대는 귀를 쫑긋 세운다. “어떻게요?” 잠시 생각한 뒤, 아빠 늑대는 말한다. “하마 옆에 서면 넌 아예 눈에 안 띌지도 몰라. 하지만 날씬한 뱀 옆에선 아주 포동포동해 보이겠지. 산다는 건 그렇단다. 상황에 따라 달라. 이럴 때도 저럴 때도 있지!”

나와 남을 구분하게 되면서 아이는 비교를 시작한다. 노래를 잘하는 아이도 책을 잘 읽는 아이도 있다. 누구는 키가 크고 누구는 눈이 예쁘다. 구구단을 잘 외는 것도 뜀박질을 잘하는 것도 그것대로 좋은 일. 쉽게 비교하는 말은 무심코 날아가 아이 마음에 자국을 남길지도 모른다.

/책과콩나무

아기 늑대는 기린보다 작지만 개구리보단 무척 크다. 토끼와 경주하면 질 수도 있지만 거북이는 여유롭게 이길 것이다. 털은 고슴도치에 비하면 비단처럼 보드랍고, 다람쥐보다는 뻣뻣하다. 아기 늑대가 숲속에서 배워야 할 건, 제아무리 재빠르다 해도 꿀 욕심에 벌집 속으로 코를 들이밀지 않으며, 제아무리 사납다 해도 어린 새끼와 함께 있는 멧돼지를 보면 슬쩍 피해갈 줄 아는 야생의 지혜로움이다.

“아빠는 나를 사랑해요? 이건 그때그때 다르지 않아요?” 아기 늑대가 조심스레 물을 때, 아빠 늑대는 “그럼, 정말정말 사랑한단다” 하고 답한다. “강하든 약하든, 크든 작든, 포동포동하든 말랐든, 사납든 순하든 상관없단다. 산다는 것도 마찬가지야.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지!”

부모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 그것만은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아기 늑대에게도 가장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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