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갈때까지 작품할 것”… 영화처럼 떠났다
최지선 기자 2023. 1. 21. 03:00
윤정희,영화처럼 살다 떠나다… 배우 윤정희, 파리서 79세로 별세
1967년 데뷔해 영화 330편에 출연… ‘시’의 미자 역처럼 알츠하이머 앓아
백건우 “딸 연주 들으며 꿈꾸듯 떠나”
현지서 가족장, 파리 인근 묻힐듯
《19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이끌며 은막의 스타로 활약한 영화 배우 윤정희(사진)가 1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고인은 총 33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남편 백건우 씨(77) 측에 따르면 고인은 2010년부터 알츠하이머병을 앓아 왔다.》
1967년 데뷔해 영화 330편에 출연… ‘시’의 미자 역처럼 알츠하이머 앓아
백건우 “딸 연주 들으며 꿈꾸듯 떠나”
현지서 가족장, 파리 인근 묻힐듯
《19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이끌며 은막의 스타로 활약한 영화 배우 윤정희(사진)가 1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고인은 총 33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남편 백건우 씨(77) 측에 따르면 고인은 2010년부터 알츠하이머병을 앓아 왔다.》
1960∼80년대 ‘은막의 스타’로 활약한 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1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고인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77)는 20일 국내 영화계 인사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제 아내이자 오랜 세월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윤정희가 19일 오후 5시 딸 진희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꿈꾸듯 편안한 얼굴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영화계에 따르면 유족들은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평소 고인이 자주 찾던 파리 근교 뱅센 지역의 한 성당에서 가족장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 미사 날짜는 성당 측과 협의 중이나 23일 또는 24일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유해는 파리 인근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77)는 20일 국내 영화계 인사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제 아내이자 오랜 세월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윤정희가 19일 오후 5시 딸 진희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꿈꾸듯 편안한 얼굴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영화계에 따르면 유족들은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평소 고인이 자주 찾던 파리 근교 뱅센 지역의 한 성당에서 가족장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 미사 날짜는 성당 측과 협의 중이나 23일 또는 24일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유해는 파리 인근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은 한국 영화 황금기로 불리는 1960∼80년대에 동료 배우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1세대 트로이카’로 불리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조선대 영문학과 재학 중 1200 대 1의 경쟁을 뚫고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군의 수염’(1968년) ‘신궁’(1979년) ‘저녁에 우는 새’(1982년) ‘위기의 여자’(1987년) ‘만무방’(1994년) 등이 있다. 고인은 출연작이 총 330여 편에 달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은막 스타 중 한 명이었다.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1960, 70년대 대종상 등 굵직한 국내 영화제에서 연기상, 인기 여우상 등을 20여 차례나 받았다. 영화 ‘시’(2010년)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 호주 아시아태평양 스크린 어워즈 등 국내외 7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영화 ‘시’는 고인이 출연한 마지막 작품이었다. ‘만무방’ 이후 1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었다. 고인은 작품에서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중학생 손자와 살아가다가 시의 세계에 빠져 몰입하는 미자 역을 맡아 열연했다. 생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인은 “영화배우는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직업”이라며 “하늘나라 갈 때까지 작품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이 작품이 공개된 2010년 즈음부터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건반 위의 구도자’라 불리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 씨와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잉꼬 부부로 유명했다. 1974년 파리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2년간의 열애 끝에 1976년 3월 화가 이응노(1904∼1989)의 파리 20구 자택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1977년 7월 유고슬라비아에서 북한의 납치 미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인 2019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에게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며 “나보다 더 오래 살라”고 당부했다.
백 씨 측에 따르면 고인은 2018년부터 알츠하이머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2020년에는 고인의 후견인 지정을 놓고 고인의 동생들과 백 씨 부녀 사이에 법적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윤정희의 사망으로 성년후견인 소송은 법적 판단 없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윤 씨가 한국 영화계에 끼친 공헌이 굉장히 크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후배 배우 김혜수, 고 신상옥 감독의 아들 신정균 감독 등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유족으로는 남편 백 씨와 딸 진희 씨(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1960, 70년대 대종상 등 굵직한 국내 영화제에서 연기상, 인기 여우상 등을 20여 차례나 받았다. 영화 ‘시’(2010년)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 호주 아시아태평양 스크린 어워즈 등 국내외 7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영화 ‘시’는 고인이 출연한 마지막 작품이었다. ‘만무방’ 이후 1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었다. 고인은 작품에서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중학생 손자와 살아가다가 시의 세계에 빠져 몰입하는 미자 역을 맡아 열연했다. 생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인은 “영화배우는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직업”이라며 “하늘나라 갈 때까지 작품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이 작품이 공개된 2010년 즈음부터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건반 위의 구도자’라 불리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 씨와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잉꼬 부부로 유명했다. 1974년 파리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2년간의 열애 끝에 1976년 3월 화가 이응노(1904∼1989)의 파리 20구 자택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1977년 7월 유고슬라비아에서 북한의 납치 미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인 2019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에게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며 “나보다 더 오래 살라”고 당부했다.
백 씨 측에 따르면 고인은 2018년부터 알츠하이머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2020년에는 고인의 후견인 지정을 놓고 고인의 동생들과 백 씨 부녀 사이에 법적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윤정희의 사망으로 성년후견인 소송은 법적 판단 없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윤 씨가 한국 영화계에 끼친 공헌이 굉장히 크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후배 배우 김혜수, 고 신상옥 감독의 아들 신정균 감독 등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유족으로는 남편 백 씨와 딸 진희 씨(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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