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청률 이긴 ‘미스터트롯2’, 나도 놀랐다”

최보윤 기자 2023. 1. 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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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미스터트롯 ‘국민 MC’ 김성주
시청자를 들었다놨다… 시청률 견인
김성주는 “대기실에 있는 이들까지 공정하게 느낄 수 있도록 시간 배분부터 코멘트까지 꼼꼼하게 계산한다. 공정성을 위해 오디션 참가자들의 노래 도중엔 되도록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쓴다”고 했다. / 장군엔터테인먼트

TV조선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은 아마 이 남자일 것이다. ‘국민 MC’ ‘오디션 황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MC 김성주. 2009년 M·net슈퍼스타K시리즈(2016까지)부터 8년째 진행하는 복면가왕(MBC) 등 올해로 오디션 MC만 24년 차다. 그는 이번 미스터트롯2 진행을 다시 한번 맡으며 첫 방송 시청률 20.2%(이하 닐슨 전국 기준)라는 대기록의 주역이 됐다. “제가 이번 월드컵 중계(MBC 캐스터)에서 기록한 한국-가나전 시청률이 20%로 모든 방송사, 모든 경기 통틀어 전체 최고였어요. 전 국민적 관심이 쏠린 경기였는데도 미스터트롯2는 그걸 뛰어넘은 거죠. 정말 이건 대단한 거예요.”

TV조선

타사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자 등을 비롯해 다양한 실력자가 대거 모여 ‘상향 평준화됐다’고 꼽히는 이번 시즌. 진행자가 느끼는 프로그램 시청 포인트와 임하는 각오 등을 물었다.

-미스터트롯1과 2의 가장 큰 차이는 뭐라고 보세요?

“제 생각에는 큰 주목을 받는 참가자가 조금 뒤에 나올 거 같아요. 미스터트롯1 때는 영탁도 ‘막걸리 한잔’으로 확 치고 나오고 이찬원도 ‘진또배기’로 단번에 주목받고 그런 참가자들이 초반에 팍팍 튀어나왔잖아요. 지금 상향 평준화라 말씀하시는 건 미스터트롯1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시즌1의 성공 이후 시즌2를 기다리며 맹렬하게 연습했을 거예요. 때문에 초반에는 변별력을 찾기 어려운 거죠.”

-결국 내공이겠네요.

“오디션에서 1등이 되는 데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신선함이에요. 좀 많이 알려지거나 노출된 사람들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죠. 그래서 신선한 대학부가 처음엔 돌풍을 일으켰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저력이란 걸 무시하지 못하거든요. 임영웅 같은 경우는 레퍼토리가 많잖아요. 이 노래든, 저 노래든, 첫 소절에 마음 뺏기고 흔들리고…. 이러는 실력자들이 이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할 거라 봐요.”

-얼마 전 MBC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예능인상을 받을 때 시상자인 김구라씨가 ‘TV조선에 연예대상이 있었으면 김성주씨가 3년 연속 대상 받았을 거다. 붐이 최우수상 받고’라고 말해서 굉장히 화제였어요.

“김구라씨가 연예계 돌아가는 상황에 되게 밝은 분이잖아요. 인맥도 넓어서 저도 종종 상의를 하거든요. ‘형, 나 민망하게 (그런 이야기를)’ 그랬더니 ‘뭐 있는 얘기했는데, 맞잖아’ 하시더라고요. 김구라씨가 웬만한 것 가지고 언급 안 하거든요. 그래서 더 뿌듯하기도 하고요.”

-오디션 MC 하면 단연 김성주씨를 꼽잖아요. 시즌1 때는 엄청난 순발력으로 해결사 역할도 했고요. 스포츠 중계를 해온 영향도 있을까요?

“충분히 관련 있죠. 모든 승부는 그 몰입도와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반드시 그 승부에 스토리를 입혀줘야 해요. ‘이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상황에서 지금 노래를 부르러 나왔을 것이다’ 알면 조금 더 몰입할 수 있고, 그 사람 목소리에 조금 더 감동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거죠.”

-스포츠 중계 때는 선수들에 대한 깨알 같은 정보를 포스트잇에 정리해 순발력 있게 정보를 전달해 화제였어요. 이후 모든 캐스터들의 바이블이 됐다더군요. 오디션에선 김성주만의 노하우는 무엇일까요?”

“데스매치 촬영이 잡히면 작가들한테 미리 자료를 부탁해요. 데스매치는 복불복이라 정말 누가 누굴 뽑았는지 모르거든요. 강자가 약자를 선택할 수도 있고, 강자끼리 붙을 수도 있고. 오디션이지만 예능이잖아요. 재밌어야 보거든요. 관심 포인트를 잡고, 저만의 양념을 치는 것이지요. 똑같은 음악에, 똑같은 무대를 보더라도 시청자의 심리를 어떻게 잡아주느냐에 따라 기대치가 달라지거든요.”

-어떤 식으로요?

“대결에서 저의 역할은 약자는 기대치를 좀 낮게 잡고 들으실 수 있도록 하고, 강자는 조금 기대치를 높게 하고 들을 수 있게 분위기를 잡는 겁니다. 너무 뻔하면 느슨해지잖아요. 말하자면 시청자들과 계속 심리 싸움을 하는 거예요. 단, 둘의 실력이 비등비등하면 거의 관여하지 않아요.”

-경연을 더욱 쫄깃하게 만들기 위해 롤모델이라든지, 참고한 분이 있을까요?

“해외 격투기 UFC의 링 아나운서 브루스 버퍼(Bruce Buffer)라는 분이 있어요. 지금 65세인데도 쩌렁쩌렁해요. 링에 오른 두 선수의 감정을 최고조로 올려놓기 위해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선수 소개와 결과를 발표하는데, 감동받았어요. 요즘엔 짱짱한 목소리를 위해 미스터트롯2 전날엔 스케줄도 되도록 안 잡아요.”

-참가자들 운명이 달린 오디션이다 보니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겠어요.

“녹화해서 방송이 나가지만 노래할 때는 라이브잖아요. 대기실에서도 다 보고 있는데, 오해 소지가 있는 건 당연히 삼가야 하죠. 참가자들에게도 가장 노래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해요. 정통 트로트를 준비했는데 예능 프로랍시고 웃겨버리면 몰입이 어렵잖아요. 그래서 보시면 제가 노래에 따라서 ‘음악~~ 주세요~~’라고 크게 외치기도 하고, 부드럽게 속삭이듯 ‘음악, 주세요’ 하고 볼륨을 낮추기도 합니다. 별 차이 아닌 거 같지만 마스터들이 무대를 보는 마음가짐이 좀 달라지죠.”

-참가자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김성주씨가 고개를 젖혀 눈물을 감추는 모습 등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죠.

“제가 마스터석, 대기실, 참가자들, 제작진 모두 챙겨보며 다음 진행까지 정리하는 가운데서도 제 마음을 흔들어 놨다는 건 정말, 대단한 거예요. 고개를 젖히는 건 (눈물이) 빨리 말라야 되거든요. 눈물 흘려서 김성주씨가 의도적으로 밀어준 거 아니냐, 이런 꼬투리가 잡힐 수도 있거든요. 공정성이 중요한 오디션에서 제가 그런 행동을 일부러 하진 않아요.”

-공정성을 위해 작은 일에도 굉장히 신경 많이 쓰는군요.

“지금은 트로트 시장이 훨씬 커졌잖아요. 그만큼 관심도 커졌고요. 아무튼 최소한 제작진은 누구를 정해놓고, 아니면 누가 누가 됐으면 한다 이런 게 없다는 것, 정말 보이지 않는 곳까지 최대한 공정하게 선발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공정성이 무너진다고 생각하면 제가 먼저 이 프로그램을 그만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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