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 120년'과 함께한 김치...특집 '김치 로드' 설 연휴 방영
[앵커]
올해 1월은 미국으로 한인들이 노동 이민을 떠난 지 꼭 120주년을 맞는 달입니다.
1903년, 미국에 건너간 한인들은 먼 이국땅, 힘든 생활 속에도 김치를 만들어 먹으며 한민족 정체성을 지켜왔는데요.
YTN이 미국 한인 이주 120년을 기념해, 미국에 김치를 뿌리내리고 한국 문화를 알리고 있는 동포들의 모습을 특집 다큐멘터리로 담았습니다.
강현정 PD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1903년 1월 13일, 긴 항해 끝에 한인 100여 명이 발을 디딘 하와이.
한민족 이민 120년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오로지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동 이주를 택한 한인들.
종일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며 궁핍하고 고단한 삶을 살면서도 놓지 않은 건 바로 '김치'였습니다.
[아만다 장/ 하와이 한인문화회관 위원장 : 배추가 없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양배추라든지 양상추나 상추를 김치 대용으로 만들어서 먹었다고 하고요.]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 소장 : 1900년대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그 이주민들이 열악한 환경 아래에서 고국을 그리는 마음에서부터 그들이 그냥 제대로 된 김치의 원부재료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
자급자족을 위해 만들었던 김치를 차츰 주변 아시아계 이주민에게 판매하며 독립자금에도 보탰고,
하와이의 김치는 결국, 미국 김치 산업의 모태가 됐습니다.
[이덕희/ 하와이 한인이민연구소장 : 1세들이 사실은 김치를 시작 만들어 먹는 거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거는 뭐 옛날부터 다 했지만, 이걸 상업적으로 시작한 게 우리 하와이가 시작을 했다고 저는 봅니다.]
120년, 한인들이 미국에 뿌리내리며 살아가는 동안 한민족의 김치도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한국 문화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널리 퍼지면서,
미국의 동포들은 김치의 우수성과 맛을 알리기 위해 김치 나눔 축제나 김장 체험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윤영실 / K-김치세계연대 워싱턴위원회 위원장 : 김치는 정말 우리 한국의 고유 음식이라는 걸 더 전파하게 됐고.]
[권세중/ 워싱턴 총영사 : 김치라는 것은 김치를 나누고 이웃이 함께하는 연대의 정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을 나누면서 같이 함께 공유하고 얘기도 많이 나누는 행사를 하게 된 것이 굉장히 의의가 있다고 보고요.]
이런 노력 끝에, 지난해 미국 8개 지역에서 잇달아 '김치의 날' 제정을 공표했고, 한국 김치의 우수성과 역사를 소개하는 행사가 미국 국회의사당에서도 열렸습니다.
[김민선/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장 : 한인의 우수한 음식문화를 전 미국인들에게 알리게 되고...]
[앤디 김 / 하원의원(민주·뉴저지) : 우리 문화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계 미국인들도 사회의 소속원임을 명확하게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김치는 다른 음식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김치 역시 미국의 일부분이자 우리의 유산이라는 걸 알리고자 합니다.]
김치를 통해 한민족 정체성을 지켜 온 하와이 한인 선조들부터, 대를 이어온 한인 후예들의 노력까지….
미국 김치의 역사는 곧 미국 한인들의 역사입니다.
이민 한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미국에서 이어진 김치의 역사와 진화를 살펴보는 한인 이주 120주년 기념 YTN 특집 다큐멘터리, <김치 로드> 2부작은 21일과 22일 저녁 방송됩니다.
YTN 월드 강현정입니다.
YTN 강현정 (jw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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