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맞아?… 유적현장에 간 듯 입체감 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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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스페인 부리아나의 중학교 사회과 교사 페드로 시푸엔테스는 직접 여러 만화를 그려 수업에 활용했다.
높은 인기 만큼이나 효과도 좋아서 아예 작심하고 만화로 보는 예술의 역사 시리즈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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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예술의 역사 1, 2, 3권/페드로 시푸엔테스/강민지 옮김/원더박스/각 1만8000원
‘만화’라는 꼭지가 달렸지만 사회 교사 솜씨라고는 믿기지 않는 예술의 경지에 이른 스케치와 각 예술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인포그래픽이 일품이다. 청소년 학습도서로 분류하기보단 수준 높은 인문 교양 서적으로 여기는 게 이 책을 대하는 올바른 평가일 테다. 그래서 3권 서문을 쓴 스페인 예술사학자 이리아 로스 피녜이로는 “등장인물들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교육 효과는 말할 것도 없으며 예술 작품에 대한 몰입감도 압도적이다. 예술사학도들 사이에서 이 책만큼 호평 일색인 이론서는 본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각 페이지는 마치 유적 현장을 걷거나 세기의 명화 속에 들어간 것처럼 입체감이 생생한데, 그중 압권은 역시 3권 중반 미켈란젤로의 걸작을 소개하는 장면이다. 접힌 부분까지 주욱 펼치면 1m 남짓한 지면에 ‘예술사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유명한 작품’으로 꼽힌다는 천지창조 벽화가 마치 눈앞인 것처럼 떠오른다. 주요한 특징을 포착한 스케치 특성이 오히려 사진보다 더 작품의 섬세함과 위대함을 부각한다.
마찬가지로 1권에선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과 아크로폴리스 일대, 로마의 원형극장과 콜로세움과 판테온, 그리고 각종 조각상과 부조가 명료한 설명과 함께 다가온다. 2권은 서로마 제국의 붕괴부터 흑사병의 도래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을 다룬다. 특히 프랑스 역사가 조르주 뒤비의 입을 통해 중세 시대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교정해주고, 소설 ‘장미의 이름’의 등장인물인 바스커빌의 윌리엄을 등장시켜 중세 수도원 특징을 설명해준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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