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직장생활·성정체성… Z세대의 문법이 궁금하다면

엄형준 2023. 1. 21. 01: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당신이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의 다이렉트 메시지 등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Z세대에게 "수고하셨습니다.", "알겠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면 상대는 당황할지도 모른다.

'GEN Z: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은 스탠퍼드대 부설 행동과학고등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자 인류학자인 로버타 카츠 등 4명의 영국과 미국 대학 석학이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 연구를 토대로 Z세대 이해를 위해 쓴 길잡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GEN Z: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로버타 카츠 등/송예슬 옮김/문학동네/1만7500원

당신이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의 다이렉트 메시지 등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Z세대에게 “수고하셨습니다.”, “알겠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면 상대는 당황할지도 모른다. 별문제 없어 보이는 이 짧은 문장의 끝에 ‘마침표(.)’가 찍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된 세상에 태어난 Z세대는 1990년대에, 그러니까 이들이 태어날 때 대학을 다니거나 사회에 발을 내디딘 X세대나 혹은 그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디지털 문법을 가지고 있다.

Z세대는 이메일을 안부, 날씨 따위를 쓸데없이 물어야 하는 ‘너무 격식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래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쓰지 않는다. Z세대는 가족, 친구와 휴대전화 문자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로 대화를 주고받기를 선호하고, 구두점부터 대문자, 숫자 사용에 세세한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니까 Z세대의 문법을 모른다면, 그 이전 세대는 Z세대와의 온라인 대화 중 의도치 않은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로버타 카츠 등/송예슬 옮김/문학동네/1만7500원
‘GEN Z: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은 스탠퍼드대 부설 행동과학고등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자 인류학자인 로버타 카츠 등 4명의 영국과 미국 대학 석학이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 연구를 토대로 Z세대 이해를 위해 쓴 길잡이다.

역사학자인 W 조지프 캠벨은 ‘월드와이드웹(WWW)’의 등장으로 각종 온라인 플랫폼이 대중화하기 시작한 1995년 가리켜 “미래가 시작된 해”라고 평했는데, 저자는 이때 이후 태어난 ‘포스트 밀레니얼’을 Z세대로 정의한다.

이들의 SNS 사용에는 규칙이 있다. Z세대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인간관계에 망라된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는 글을 올리고, 인스타그램에는 좀 더 가까운 ‘팔로어’와 광범위한 친구·지인과 사진을 공유한다. 그리고 숨겨둔 인스타 부계정(핀스타)을 통해 가까운 친구와 내밀한 얘기를 나눈다. 그러니까 부모가 알고 있는 자녀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핀스타가 아닐 수도 있다.

이미 30대를 넘긴 기성세대는 이제 20대인 Z세대를 개인주의자로 재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에 따르면 기실 이들은 협업에 익숙하며, 이를 선호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들의 성 정체성이다. Z세대는 남성, 여성, 혹은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이라는 분류를 거부하며, 동성애와 양성애, 무성애 등 다양한 성 정체성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혹시 당신이 직장에서 꼰대로 불린다면 알아야 할 게 있다. 이들에게 리더십은 ‘지배나 지시’가 아닌 ‘도움’을 의미한다. 보스는 불필요한 존재다. 그리고 지구의 미래와 환경을 무지 걱정하며, 지구를 망친 윗세대에 불만을 품고 있다.

이 책이 Z세대의 모든 것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연구 대상인 미국·영국과 한국의 Z세대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 기성세대는 Z세대를 좀 더 이해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