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끝 모를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해 내는 기술력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작품들이 대거 서울을 찾아왔다. 1906년 설립된 프랑스 하이 주얼리&워치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이 한국 최초로 선보이는 워치메이킹 전시 ‘사랑의 다리에서 마주하는 시간의 서사시’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8일까지 진행된다.
1895년 보석 세공사의 아들인 알프레드 반 클리프와 보석상의 딸 에스텔 아펠의 결혼을 통해 시작된 브랜드는 ‘사랑’을 테마로 동화 같은 상상력을 주얼리와 시계에 구현해 왔다. 이번 전시에선 120여년 역사 동안 브랜드의 장인들이 창조해 낸 독창적이고 우아한 작품 약 2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중에는 지난해 김건희 여사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순방 시 착용하면서 화제가 됐던 목걸이 디자인도 있다.
특히 ‘퐁 데 자모르’ ‘발레리나와 요정’ ‘포에틱 아스트로노미’ ‘쿠튀르의 찬란한 영감’ ‘매혹적인 자연’ 등 5개 테마로 구성된 시계 전시 공간에선 인간의 창조력이 얼마나 집요하고 위대한지 보여주는 결정적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꽃을 든 남자가 연인에게 달려와 파리의 어느 다리 위에서 아름다운 키스를 나누는 장면을 영화처럼 펼쳐놓는 시계, 밤하늘의 은하수와 수많은 별자리들이 시시각각 움직이며 장대한 우주쇼를 보여주는 시계, 12개의 작은 꽃송이들이 매 시간 솟아올라 활짝 피었다 지면서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시계 등. 손목 위에 올려진 500원짜리 동전보다 약간 큰 동그라미 안에 인간이 꿈꾸고 상상하던 세계가 실제로 구현돼 있는 모습은 마법처럼 신비롭다. 그래서 반클리프 아펠 전시는 단순히 브랜드의 유산을 감상하는 자리가 아니라, 인간이 미래를 꿈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까지 창조적 사고력이 진화한 좋은 예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전시장에는 브랜드의 첫 번째 매장이 위치한 방돔 광장부터 에펠탑, 몽마르트 언덕 등 파리 시내 유명 장소들이 인형극 무대처럼 설치돼 있어 관람객들에게 인기 있는 포토 존 역할을 한다. 또한 반클리프 아펠은 명품 주얼리&워치 브랜드로선 처음으로 ‘어린이 교실’도 운영한다. 전시는 반클리프 아펠 공식 홈페이지 또는 전시예약 사이트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 관람할 수 있다.